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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들 대거 10위권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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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종로·교보·을지·한국출판판매·신촌·동화서적등 시내 주요 대형서점 집계를 종합한 「8월의 베스트 셀러」에는 유난히 10위권 안에 새로 진입한 책들이 많아 신선한 느낌을 준다. 30권중 9권의 책이 새롭게 등장한 이번달 집계에서 가장눈에 띄는 현상은 시와 소설부문의 이른바 「베스트 셀러작가군」의 연령폭이 크게 넓어졌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왕성한 창작활동을 벌이 문인층은 30∼40대. 실제로 이들이 최근 베스트 셀러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8월들어 약관 20세의 시인 구광본씨의 첫시집 『강』이 일약 시부문 5위로 등장했고, 60세의 노작가 (?) 홍성유씨의 『장군의 아들』도 서점가에 파문을 일으키며 소설부문 4위에 뛰어오름으로써 베스트 셀러 작가들이 연령에 구애받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다.
조선일보에 연재중인 『인생극장』을 단행본 형식으로 묶은 『장군의 아들』 은 지금까지 4권이 나왔는데 출간이후 2개월남짓 무려 2만질 (8만권) 가량 팔려나갔다.
제목이 말해주듯 독립운동가 김좌진장군의 아들 풍운아 김두한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 이 시대소설은 홍씨 특유의 사실적 문체와 박진감 넘치는 에피소드들로 인해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6월 제11회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하면서 화려하게 시인의 문을 연 구광본씨의 『강』도 출간 한달반만에 5천부를 돌파했다. 「오랜 헤어짐을 위하여/둥글게 모여앉은 이자들이/아버지, 바로 당신의 식구들입니다」 (『식구』중에서) . 아무곳에서나 뽑아낸 시구에서 알수 있듯이 20대 특유의 서구적 상상력과 현실적 흡입력이 쉽고 맑은 감수성을 통해 어우러짐으로써 동년배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고 한다.
8월의 베스트셀러에서 빼놓을수 없는 또다른 특징은 『유고』 『누가 그대 큰이름 지우랴』등 시국관련서적들. 79년 부마사태부터 이듬해 5·17까지를 배경으로 파란만장한 영욕의 삶을 살다간 박정희의 권력주변을 파헤친 『유고』 (전2권) 는 6월말 출간이후 지금까지 3만질 (6만권)이 팔려나감으로써 폭등한 독자들의 정치적 욕구에 비례하고 있으며, 80년5월 광주항쟁 시선집 『누가…』 도 독자들의 큰 관심을 얻고 있다. 또 노동자 시인 박노해씨의 시집 『노동의 새벽』도 최근 노사분규와 관련, 시부문 11위까지 뛰어올랐다.
잠시 주춤했던 번역물이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음도 주목거리.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가 다시 소설부문 정상에 오른 것을 비롯, 『마지막 수업』의 프랑스작가 「알퐁스·도데」의 『꼬마 철학자』가 소설부문 5위로 직행했으며 『비밀일기』『크눌프-세이야기』가 다시 순위권안에 진입한 것이 이를 잘 증명해준다.
이밖에 『사탕굿』의 김초혜씨는 신작시집 『섬』을 또다시 히트시키고 있고, 김동길교수의 수상록 『사랑하는 그대에게』『할 말이 없다면서』, 서정인씨의 연작장편『달궁』도 눈길을 끈다. 한편 소설집 『목각 숫사슴』, 시집『그대는 별로뜨고』, 에세이집 『그대 하늘에 달로 뜨리라』등은 「반짝 베스트셀러」로 전락, 순위권에서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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