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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가출등 상투적 소재 편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KBS 제2TV의 인기프로『드라머 게임』은 여성수기류를 위한 프로그램인가. 또 M-TV의『MBC 미니시리즈』는 「MBC 추리극장」인가. 이같은 의문이 방송계 안팎에서 일고있다.
지난84년4월 첫방영을 시작한 『드라머게임』은 생활속에서 마주치게 되는「삶의 위기」를 소재로 단막극으로서의 다양성을 보여줄수 있는 특성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사회적 차별·이혼·가출등에 치중한 소재의 상투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아내의 땅」을 통해 여성의 사회진출과 가정생활의 양립이라는 문제를 제기한뒤 잇따라 「기나긴 여름」「아내의 가족」「비밀결혼」등 여성이 가정의 안팎에서 경험하는 일들만을 쟁점화해 채널선택권을 쥐고있는 여성시청자의 취향에 영합하고 있는것.
또 쟁점만을 겨냥해 여성문제를 자의적으로 확대시키다보니 내용의 설득력이 모자라거나 결론도「여성에 대한 사회의 편견은 시정돼야 한다」「여성은 스스로의 삶을 가꾸어야한다」는 등 상식적인 답변을 반복한다든지 그 문제제기가 공기인 TV에 맞는 보편성을 잃고있다는 지적도 많다.
따라서 시사성있는 문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성의 편향」을 떠난 다양한 토론성소재를 극화하는 것이 토론드라머라는 자체특성을 살리는 길이라는 방송가 안팎의 의견이다.
한편 지난2월 TV드라머의 윤리성논쟁을 일으킨『불새』를 시작으로 탄탄한 구성과 빠른 화면전개로 작품성과 재미를 함께 추구해온 M-TV의『미니시리즈』도 지난6월의『최후의 증인』이후 최근들어 납량용이라는 이유로 『갈수없는 나라』등 「추리물풍오락활극」을 단순 재생산해온 상태.
이 작품들은 시청자가 사건해결에 참여하는 두뇌게임이기보다는 재벌과 재벌2세를 둘러싼 원한과 복수극에 불과하다는 것이며 재벌의 비리와 산업사회의 인간성 상실을 추문화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우기만할뿐 엄밀한 사실주의 정신도 모자란다는 것이다. 또 『아름다운밀회』의 경우 원작자의 허락없이 각색단계에서 「시드니·셸던」의 소설일부를 삽입, 말썽을 빚는등 최근 이 프로가 시청률을 의식, 『불새』논쟁으로 그나마 확보된 표현영역을 단순오락물에 남용한다는 우려도 낳고있다. 따라서 TV드라머의 새 장을 연 프로답게 다큐멘터리 드라머등 다양한 소재 개발을 시도, 단순오락물과 다른「드라머의 재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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