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절 싼커’ 모시기 팔 걷은 백화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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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 춘절(春節)을 맞아 국내 백화점이 ‘싼커(散客·중국인 개인 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중국 정부가 여행사를 통해 사실상 한국 여행 제한에 나서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어들자 싼커가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층 겨냥 온라인 마케팅 강화
롯데는 ‘왕홍’ 초청 인터넷 방송

백화점 업계에서 춘절은 ‘대목’이다. 지난해 춘절 기간 현대백화점 중국인 관광객 매출은 전년 춘절보다 54.3% 늘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춘절(이달 27~다음달 2일)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춘절 대비 4.5% 늘어난 14만명이다.

국내 백화점은 온라인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여행사인 씨트립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싼커의 74%가 20~30대이기 때문이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단체 관광객이 줄어든 만큼 개별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어 전체 중국인 관광객 수요는 꾸준하다”며 “싼커중 20~30대 젊은층의 비중이 큰 만큼 이들을 노린 맞춤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사은품을 받고 있다. [사진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사은품을 받고 있다.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중국 젊은층을 노린 왕홍(網紅·온라인 유명 인사) 마케팅을 펼친다. 왕홍 3명을 초청해 설화수·숨·아모레퍼시픽 같은 화장품 관련 인터넷 생방송을 이달 23~24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왕홍 3명이 메이크업쇼를 진행하는 방송은 평소 중국에서 평균 150만명이 시청해 마케팅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음달 5일까지 구매 금액에 따라 구매액의 최대 20%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증정한다.

현대백화점도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 마케팅에 집중한다. 이달 말부터 중국 웨이신(微信·위챗) 공식 계정을 만들고 팔로워에게 황사 마스크, 음료쿠폰, 쿠폰북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180개 브랜드를 10~30% 할인한다. 구매후 바로 중국으로 배송해주는 글로벌 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은 ‘황금알 이벤트’를 준비했다. 정유년을 맞아 이달 23~31일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황금알을 뽑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신세계는 “8을 좋아하는 중국 고객들의 취향에 맞춰 황금알 888개를 준비했고, 인형뽑기처럼 뽑으면 된다”고 말했다. 1000만원 이상 구매한 외국인 고객은 호텔에서 공항까지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순민 신세계 영업전략담당은 “싼커가 크게 늘어나면서 올해 처음으로 이들을 위한 춘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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