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그21기·실크웜 미사일등 무기팔아 재미보는 중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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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란이 페르시아만 입구에 배치한 실크웜 지대함미사일이 중공에서 제공한것이라는 보도가 있은후 중공측이 이를 극구부인하고 나섬으로써 국제무기상으로서의 중공의 존재가 관심을 끌고있다.
UPI통신이 서방 군사전문가들의 최근 집계를 인용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공은 지난해만 약20억달러의 무기를 판매해 미국·소련·영국·프랑스 다음가는 세계 제5위의 무기판매 대국으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이제 중공제무기는 살상이 진행되는 지구곳곳에서 으례 등장하는 것을 볼수있게 됐는데 중공제무기의고객은 이란·이라크·북한등을 비롯, 태국·스리랑카·브라질·탄자니아·이집트·파키스탄등 아시아와 아프리카·남미·중동지역으로까지 넓혀지고 있다.
이란의 경우 그동안 중공으로부터 실크웜 대함미사일등을 약 10억달러어치 구입했으며 워싱턴포스트지에 따르면 이란과 맞서 싸우는 이라크도 역시실크웜 미사일과 폭격기들을 사들였고 태국도 올해들어 T-62경탱크및 대공포등 1천만달러어치에 달하는 수입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태국신문들은 보도하고 있다.
중공의 주요수출무기는 중공식으로 개발한 미그21기등 대부분 소련의 무기들을 변형·개발한것들로 아주 정밀하지는 못하다는 평을 듣고있다.
그러나 중공의 무기가 특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매우 싼 가격때문이다.
태국의 한 고위관리는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를 통해 중공제무기가 아주 저렴하다는 장점외에도 보급이 빠르고 애프터서비스가 좋으며 대금 상환기간이 적어도 20년은 된다는 이유들을 들고 있다.
중공제무기들이 강대국의 최첨단무기에는 맥을 못 쓰지만 최신무기를 보유하지않은 적군과 간헐적으로 그러나 끈질기게 맞서 싸워야하는 제3세계 국가들에게는 아주 안성마춤이라는 것이다.
캄푸체아에서 베트남의 세력확장을 막고있는 반란군을 지원하는 태국과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 정권을 공격하는 콘트라군도 중공제 무기를 애용하고 있다.
무기대국으로 발돋움하는 중공의 노력과 상술도 만만치 않다.
중공은 자국의 방위목적뿐만 아니라 고도화된 무기를 판매하기위해 최신기술정보 연구와 수입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중공항공기의 수준향상을 위해 영국으로부터 1억달러상당을 지불하고 군사항공 전자공학기술을 도입했다.
중공은 가난한 이웃나라들에 무기를 헐값에 공급해 이데올로기 보급과 유대강화를 통한 세력확장에도 신경을 쓰고 있으며 미국의 요청으로 니카라과 반군을 지원한다는 선심을 쓰면서 SA-7 열추적미사일·82mm박격포등읕 판매, 7백만달러의 매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에 함께 끼어든 대만은 반군의 무기 구입비로 그냥 2백만달러를 건네줘 결국 중공의 배만 불려주는 셈이 되기도했다.
중공은 60년대 중반 월남으로 보내는 소련무기를 중도에서 빼내 이를 모델로 미그전투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본무기등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80년 들어 국방 현대화를 위해 과감하게 무기생산·판매에 뛰어 들었다.
중공은 84년 처음으로 국제무기바자에 참가한 이후 86년에는 37개국의 바이어가 참석한 가운데 무기전시회를 개최, 자국제품을 선전하고 나섰다.
한때는 거저주기식의 덤핑판매로 경쟁 무기판매국들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했으나 이제는 거의 제값을 받아가면서 당당한 무기대국으로 자리를 굳혀가고있다.
중공은 교전 양국에 모두 무기를 판다는 비난을 받으면 『무기거래상을 통해 판매하므로 중공제 무기가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고 일축하며 돈도 벌고 선심도 쓰며 세력확장에도 도움이 되는 꿩먹고 알먹는식의 무기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제 무기 판매경쟁에 관한한 중공도 그들이 평소 비판해온 제국주의 세력과 별 차이가 없다. <고혜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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