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목소리 귀 기울여 백년 효성 이루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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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조현준 신임 효성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 효성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효성]

조현준 신임 효성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 효성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효성]

조현준(49) 효성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 본사 사옥에서 취임식을 열고 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했다. 조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 앞서 경기 고양시 벽제기념관에 있는 효성 창업주 고(故) 조홍제 선대회장의 묘소를 찾아 추모식을 했다. 16일은 조 선대 회장의 기일이자, 조 회장의 생일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신임 회장 취임
미래 개척위한 세 가지 조건 강조

조 회장은 취임식에서 “효성의 새 시대를 여는 오늘 영광스러운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백년 효성으로 가기 위해 오늘부터 효성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우리는 사상 최대 실적을 이루었다”며 “이런 성과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많이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성은 지난해 그룹 역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이날 ‘백년 효성’으로 가기 위한 세 가지를 내세웠다. 그 첫째는 ‘경청하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고객의 소리는 경영활동의 시작과 끝”이라며 “협력사는 소중한 파트너로서 세심한 배려로 상생의 관계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장의 목소리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현장에서 직접 느낀 고충과 개선점들이 기술 개발과 품질 혁신의 출발점이 된다”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작은 아이디어라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배려하고 경청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다. 조 회장은 “임직원들이 사명감을 발휘해 만든 기술과 제품이 세계 최고라는 긍지를 갖게 되길 바란다”며 “기술 경쟁력이 효성의 성공 DNA로 면면히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마지막으로, 항상 승리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며 “페어플레이 정신을 바탕으로 정정당당히 겨루되 반드시 승리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취임식에 앞서 조 회장은 첫 행보로 지난 4~8일 효성의 모태인 울산공장을 비롯해 구미·창원 등에 있는 생산공장들을 돌아봤다. 효성 관계자는 “이번 현장 방문은 생생한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조 회장이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1997년 효성 전략본부 부장으로 입사했으며, 지난해 12월 29일 부친인 조석래(82) 전 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으로 승진했다. 조석래 전 회장은 고령과 건강상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등기이사직만 유지했다.

조 회장은 2007년부터 섬유·정보통신PG장 겸 전략본부장(사장)을 맡아 섬유PG 부문을 현재 효성 그룹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주력 사업인 스판덱스 부문의 경우 2010년 세계 시장 점유율 23%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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