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학생 대상 블랙리스트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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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경북대 본관 중앙회의실에서 취임식을 마친 제18대 김상동(가운데 학위복) 총장이 학생ㆍ교수ㆍ교직원과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이날 김 총장의 취임을 반대하는 경북대 민주적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는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채 계단에서 항의하며 반쪽짜리 취임식으로 진행됐다. 프리랜서 공정식

2일 오전 경북대 본관 중앙회의실에서 취임식을 마친 제18대 김상동(가운데 학위복) 총장이 학생ㆍ교수ㆍ교직원과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이날 김 총장의 취임을 반대하는 경북대 민주적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는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채 계단에서 항의하며 반쪽짜리 취임식으로 진행됐다. 프리랜서 공정식

경북대학교가 신임 총장 취임에 반발한 사학과 일부 학생의 신원 확인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경북대는 김상동 신임 총장 취임식을 열었다. 일부 교수와 학생들은 1순위 추천 교수(김사열 교수)가 아닌 2순위 추천 교수가 총장이 되는 것이라며 반대 집회를 벌였다.

경북대 사학과 학과장인 최윤정 교수는 12일 "총장 취임식 다음날(1월 3일) 학생처에서 반대 집회에 참여한 사학과 학생 3명의 신원파악을 요구했다. 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주면서다”며 “개인적으로 학교 측에서 '블랙리스트'를 제작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생처에 항의를 하자 교직원은 다음에 사학과 학생들을 만나면 이름이라도 불러주려고 신원확인을 했다는 해명을 했다. 만약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간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입장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경북대 민주적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 위원장인 손광락 영어영문학과 교수도 학생처의 신원 확인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학생처의 업무에 포함되지 않는 일이다. 누군가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경북대 측은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학생처 관계자는 “담당 교직원의 개인적인 행동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2순위 후보자를 총장으로 임명한 것과 관련 경북대 총학생회·민주교수협의회·비정규교수노조 등으로 구성된 범비상대책위는 경북대 본관 앞에서 농성을 계속 진행 중이다. 범비상대책위는 총장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반대 집회를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대구=최우석 기자 choi.woso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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