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테크노밸리 용지 분양 '순풍'…'벤처 요람' 꿈 무르익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9면

생명공학 관련 장비 제조업체인 ㈜제이오텍은 내년 6월 대전 대덕테크노밸리에 새 둥지를 마련한다.

경기도 김포에 있는 본사와 공장 부지를 최근 모두 팔아 지금보다 세배 정도 넓은 공장을 짓고 있다.

이 회사 노희웅 상무는 "대전은 물류 여건이 좋은 편이고 땅값이 수도권보다 훨씬 싸다"며 "대덕연구단지.정부대전청사 등이 가까이 있어 연구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고 말했다.

국내 대표적인 과학기술 도시인 대전에 첨단산업 전진기지 공사가 한창이다.대덕연구단지와 대전 3.4공단 사이에 있는 대덕테크노밸리가 그곳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과 관련한 청사진을 다듬으면서 대덕테크노 밸리는 벤처기업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유망 벤처업체들 입주 관심=대덕테크노밸리의 개발을 맡고 있는 ㈜대덕테크노밸리는 지난 6월말부터 2단계 산업용지(37만9천여㎡)를 분양중이다. 지금까지 세림정보기술㈜.㈜루트스 등 10개 업체에 모두 5만여㎡의 땅을 분양했다.

96년 설립된 세림정보기술㈜은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업체로 현재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2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남양주에 있는 ㈜루트스는 올 매출액이 1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 업체로 공장은 물론 본사도 대덕테크노밸리로 옮길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분양한 1단계 산업용지(29만3천여㎡)는 모두 팔렸다. 공장용지를 분양받은 전체 57개 업체 중 대전지역 업체가 41개(72%)로 가장 많았으나 수도권 업체도 13개(23%)에 달했다. 업종은 ▶IT및 반도체 24개(42%) ▶BT 12개(21%) ▶기계 및 정밀기계 15개(26%) 등으로 대부분 첨단 업종이었다.

2단계 산업용지 평균 분양가는 평당 65만원으로 1단계(50만원)때보다 30%나 올랐다. 하지만 ㈜대덕테크노밸리측은 "단지 조성 원가의 절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을 상대로한 분양이 활기를 띠면서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1단계 주거용지(22만3천㎡) 역시 모두 분양됐다. 테크노밸리안의 아파트 청약경쟁률도 높다.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대우.쌍용.한화 등 5개 건설업체가 3천4백73가구를 동시분양한 결과 모두 9천4백60가구가 신청해 평균 2.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계약률도 평균 90%를 넘었다.

◆대덕테크노밸리=대전 서북부 외곽인 유성구 관평.송강동 일대 1백29만평(4백27만여㎡)에 조성되고 있다. 이곳은 당초 대전시가 지난 1991년 12월 정부로부터 대전과학산업단지(지방공단)로 지정 받아 민자개발을 추진했다.

현대전자는 97년 대전시와 개발 대행 계약을 맺고 11조원을 들여 2001년까지 인공위성 부품등 첨단산업 공장이 입주하는 과학산업단지로 개발키로 하고 공장터를 닦았다.그러나 현대전자가 외환위기 이후 자금난을 겪게 되자 98년 3월 공사를 중단했다. 결국 2000년 10월 대전시가 이 계약을 해지해 단지 개발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2001년 3월 한화그룹.대전시.산업은행등이 5백억원을 공동 출자, 제3섹터(민.관합작) 방식으로 개발 주체인 ㈜대덕테크노밸리를 출범시키고 단지 이름도 대덕테크노밸리로 바꿔 개발이 본격화 됐다.

대전시와 회사측은 2007년까지 3단계에 걸쳐 이곳을 상주인구 3만3천여명의 '첨단 복합도시형 벤처요람'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진옥 대전시 경제과학국장은 "단지 조성이 끝나면 1천여개 업체가 입주 할 것"이라며 "이 단지안에 있는 기업들이 연간 5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5만명을 고용해 침체한 대전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전=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