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헌특위, 대통령 4년 중임제냐 이원집정부제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11일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에 대한 개헌 논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첫날부터 더불어민주당 친문재인계 의원들은 대통령 4년 중임제, 민주당 비문계와 다른 정당 의원들은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하면서 팽팽히 맞섰다. 이날 회의는 이주영 개헌특위 위원장과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인 바른정당 권성동 의원을 포함해 36명 위원 전원이 참석했다. 18대와 19대 국회 헌법개정자문위원이던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도 참석해 직선 대통령과 의회 선출 총리가 내·외치를 나눠 맡는 이원집정부제와 미국식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대안으로 소개했다.

위원 36명 전원 참석해 본격 가동
“국민 다수는 중임제 지지” 주장에
“승자 독식 문제 해소 위해 분권형을”

더불어민주당 비문계인 박병석 의원은 “1987년 헌법 이후 6명의 대통령 모두 친인척과 주변 인물의 부패로 불행한 결과를 가져왔다”며 “승자 독식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해소하려면 오스트리아식 대통령 직선 의원내각제는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바른정당 김재경 의원은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분권형을 조합하는 ‘분권형 4년 중임제’ 안을 꺼냈다. 그러자 친문으로 분류되는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이원집정부제도 결국 변형된 내각제”라며 “지금 국회의원 상당수와 다수 국민은 대통령 4년 중임제에 대한 지지가 많고 대통령 단임제까지 합치면 국민 지지가 60%인데 국민 의사가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강원택 교수는 “개인적으로 대통령이 외교·통일·안보 권한을 갖고 나머지 권한은 내각에 주는 것은 업무 범위가 불분명해 엄청난 혼선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독일식 내각제가 바람직한 형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주장에도 강창일 민주당 의원이 “의원내각제나 상·하원 양원제는 지방분권적 중세 봉건사회를 경험했던 국가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통일신라 이후 고려·조선시대까지 중앙집권적 권력 체계에 익숙한 우리 역사와는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은 “과거 대통령들은 대선 전 개헌하겠다고 했다가도 막상 정권을 잡으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대선 전에 권력 구조만이라도 원포인트 개헌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개헌특위는 12일 다시 전체회의를 열어 ▶기본권 ▶지방자치 ▶경제·재정 ▶헌법 전문 ▶개헌 절차 등 권력 구조 이외 분야를 논의할 예정이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