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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루멜러」의 모범답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미국 소설가 「에릭·시걸」은 역시 정통 멜러 작가다.
남녀 대학생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러브스토리』로 많은 문학·영화팬을 울렸던 그가 이번엔 가정문제로 시선을 돌렸다. 「에릭·시걸」원작·각본의 영화 『7일간의 사랑』(원제=Man Woman & Child)은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그린 홈 드라마다.
이 평범한 얘기가 관객들에게 감동과 눈물을 안겨주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대학교수 「봅」은 현명한 아내, 두딸과 함께 완벽하리만큼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봅」이 10년전 프랑스의 강연여행때 독신 여의사와 순간적으로 맺은 사랑으로 생겨난 아들이 고아가 되어 등장하면서 단란했던 가정에 풍파가 인다.
여기에서 빚어지는 부부간의 갈등, 뜨거운 부정, 아이들의 질시등이 잔잔히 펼쳐진다.
「딕·리처드즈」감독은 자칫 통속적인 「눈물짜기 영화」로 흐르기 쉬운 소재를 절제된 감정 표현과 유려한 대사로써 격조 있게 처리했다.
비슷한 소재를 다뤘던 『미워도 다시 한번』류의 우리 나라 정통 멜러물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이 영화에선 치고 받는식의 자극적 표현이나 과잉 연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봅」역의「마틴·신」(『플래툰』의 주역 「찰리·신」의 아버지다)과 부인 역의 「브라이스·데너」의 내면 연기가 일품. 주제가로 쓰인 「나나·무스쿠리」의 『사랑의 기쁨』 이 귓전을 파고든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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