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목사가 아닙니다! 비대위원장입니다. 저는 새누리당에 비대위원장으로 왔습니다!”
1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반성 다짐 화합' 대토론회를 앞두고 나온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일성이다. 토론회 사회자인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가 인 비대위원장을 “목사”로 소개하자 이어진 인 위원장이 말을 끊었다.
비대위원장 임명 이후 그의 행적으로 볼 때 직함 자체보다 역할에 방점을 둔 모습이다. 특히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이 지난 10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친박들은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아무 잘못도 없다"며 인 위원장을 ‘목사님’이라 부른데 대한 응수로 해석된다. 이날 서 의원은 인 위원장이 당무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했다. 인 위원장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이번 토론회에는 정우택 원내대표와 김문수 비대위원 등 주요 당직자를 포함해 당원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인명진 비대위 체제 출범 이후 최대 행사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를 막지 못한 책임을 성토하겠다는 것이 토론회의 목적이다. 인 위원장의 쇄신 행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인 비대위원장은 “어제 서청원 의원이 자신을 비난하는 감동적인 설교를 잘 들었다”며 “개인적으로 불편할 거라고 생각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원장직을 마치면 서 의원을 제일 먼저 찾아가 미안하다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글=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