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에서도 "인명진-서청원 동반 사퇴하라"…서청원, 인명진 면전에서 비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적청산 문제를 놓고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청원 의원간의 극한 대립이 계속되자 친박계 내부에서도 “둘 다 물러나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은 10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인 위원장은 인적쇄신 과정에서 정당성과 절차ㆍ방법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서 의원은 인 위원장을 데려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라며 “두 사람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흠, “인명진은 독재자, 서청원은 어른스럽지 못해” # 지상욱, “함께 물러나는 게 당을 살리는 길” # 의총에선 인명진-서청원 공개 충돌

김 의원은 본지 기자와 만나서는 “인 위원장은 독재자고, 서 의원은 어른스럽지 못하다”며 두 사람의 ‘동반 사퇴’를 촉구했다.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지상욱 의원도 “두 사람이 마주치고 있으니 더 이상 국민을 볼 낯이 없지 않느냐”며 “함께 물러나는 게 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인적청산의 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서청원ㆍ최경환 의원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친박계인 김진태 의원은 의총이 열리는 시간에 페이스북에 “인적청산은 마녀사냥이다. 나 살겠다고 새누리호 갑판에서 남을 떠밀고 있다”며 “(인 위원장은) 괜히 정치판에 와서 고생할 게 아니라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기 바란다”는 글을 적었다.

의원총회에선 인 위원장과 서 의원이 공개 충돌했다. 인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본의 아니게 개인에게 상처를 주고 명예에 손상을 주었다면 저의 인간적인 부족함”이라며 양해를 구한 뒤 “의원직을 내려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국민 앞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마땅히 해야 한다”며 자진 탈당을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서 의원은 곧바로 발언 기회를 요구한 뒤 인 위원장 면전에서 “목사님 제가 언제쯤 할복하면 좋겠습니까. 정치한 지 33년인 저를 썩은 종양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성직자가 어떻게 할복하라고 하느냐”고 따졌다. 삿대질까지 하던 서 의원은 “인 위원장이 새누리당을 사당화하고 있다”며 “강압적 독선, 독단을 끝낼 때까지 계속 갈 것”이라고 인 위원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최근 지역구에 머무며 말을 아끼던 최경환 의원도 의총이 진행되는 시간에 페이스북에 “저 최경환 지금까지 제가 살자고 당을 버린 적은 없다”며 “모두가 대통령 곁을 다 떠난다 하더라도 저 혼자만이라도 당에 남아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저의 신념”라는 글을 올렸다.

인 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는 일단 서ㆍ최 의원의 자진 탈당을 더 기다리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계속해 상황 변화가 없을 경우 윤리위원회를 구성한 뒤 두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 등 징계를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허진·백민경 기자 b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