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질검총국, 한국 화장품 무더기 수입 불합격…주식 폭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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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이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배치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최근 한국 화장품을 무더기 수입을 불허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이하 질검총국)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기관은 150개의 식품과 28개의 화장품에 대해 불합격 처분을 내리고 반품하거나 폐기 처분 명령을 내렸다. 지난 3일 발표한 ‘2016년 11월 불합격 식품ㆍ화장품 명단’에 따르면 불합격 처분을 받은 28개 화장품 중 19개 제품은 한국산인 것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산 제품은 총 1만1272㎏에 달하며, 모두 반품 처리 대상으로 지목됐다. 나머지 9개 제품은 영국과 태국 제품으로, 이들은 폐기 처분 대상이었다.

불합격 처분을 받은 한국 화장품은 크림, 에센스, 클렌징, 팩, 치약, 목욕 세정제 등 중국에서 인기 있는 제품이었다.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한류 연예인과 더불어 한국과 관련해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한국산 화장품이다.

불합격 처분을 받은 제품 중 이아소의 로션과 에센스 등은 유효 기간 내 화장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등록 증명서가 없다는 이유였다. 코코스타 장미팩은 신고 제품과 실제 제품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애경 목욕 세정제는 제품 성분이 변경됐다며 수입을 불허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합격 처분을 내린 화장품 중 한국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한 것은 사드 문제로 한국 화장품 수입을 규제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 7일 “한국이 미국 편을 택한다면, 중국인들은 한국 화장품 때문에 국익을 희생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중국 매체의 발표가 있은 뒤 화장품주들이 지난 9일 급락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이날 오전 9시15분 현재 코스피에서 29만7000원을 기록, 8000원(2.62%) 하락했다. 같은 시각 LG생화건강도 1.53%(1만3000원) 떨어진 83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맥스 -2.83%(3500원), 한국콜마 -3.51%(2200원) 연우 -1.61%(550원) 등도 모두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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