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 동탑 복원된다|6층까지 남아있는 서탑 참고|9층설 유력……석수제작·간수엔 이견|전문가들의 의견 수렴…내년 하반기 착공|전북익산소재…13억들여 3년 계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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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북익산 미륵사지의 동탑이 3년계획으로 복원된다. 문공부는 13억원의 예산을 들여 올해중에 동탑복원을 위한 설계작업에 착수, 각계의 자문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설계를 완성하고 이어 복원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륵사 동탑은 현재6층까지 남아있는 서탑과 함께 백제무왕때 (7세기) 세워진 것으로 우리나라의 탑이 목탑에서 석탑으로 바뀌는 시원적인 형식을 보인 중요한 탑이다. 동탑은 현재 기단 부분이 일부 남아있고 탑에 쓰였던 석재도 다수 남아있다.
동탑의 복원은 현존하는 서탑을 기본으로 하되 이를 절대적인 원형으로 보지 않고 새로운 검토를 하여 설계, 재현할 계획이다. 동탑과 서탑은 원래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현재 남아 있는 서탑도 1915년 일본인들에 의해 복원, 보수된 것으로 세부적으로 어디까지가 원형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현재로서는 1층의 탑신만이 원형을 유지했다고 생각된다.
동탑복원은 설계과정에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될것 같다. 우선 탑이 7층이냐, 9층이냐는 문제가 생긴다.
고유섭씨 (미술사)등 많은 학자들이 한때 7층탑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최근의 발굴에서 9층의 옥개석 (그림 참조)으로 추정되는 석재가 발견되어 9층설로 거의 굳어지고 있어 큰 이론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문제는 탑 네귀퉁이에 석수를 두어야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돌로만든 짐승모양의 이들 조각은 현재 서탑에 남아있고 동탑터에서도 3개가 발견되었다. 그러나 미술사학자들은 이들 석수가 후대에 만들어져 놓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옥개의 받침이 현재 서탑에는 4층까지가 3단, 5·6층이 4단으로 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받침모양은 일본인들이 복원할때 잘못한 것으로 보고 전체적으로 3단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층과 층을 받치는 기둥은 6층까지는 3간으로 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7·8층은 2간, 마지막층은 1간으로 하자는 의견과 7층까지를 3간으로 하고 8층 2간, 9층 1간으로 하자는 의견이 맞서 있다.
옥개석의 길이가 맨 아래것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체감되어 가는 것에 정비례하여 끝 부분을 연결하는 선이 직선이 되어야 하느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논의에 따라 탑의 전체 높이가 23.5m에서 24.5m까지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탑의 이러한 선이 현존하는 여러 탑의 모양에서 꼭 직선이 되는 것은 아니며 현재 발견된 9층의 옥개석을 기준으로 하여 완만한 곡선을 가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설계가 이루어지면 문화재보수업체가 제작, 시공하게 되며 문화재관리국이 감독관을 파견, 공사를 감독한다. 또 미술사·건축·석질연구가등 문화재전문위원들이 복원공사를 지도한다. 석재는 현재 남아있는 탑재를 쓰고 나머지 부분은 원산지를 추적하여 채석하거나 인근에서 나오는 황등석을 이용할 예정. 돌의 마름질이나 연결해 맞추는 작업은 일체의 현대적 공법을 피하고 가능한대로 옛기법을 따르기로 했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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