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대구공항 첫 주민설명회 군위에서 열렸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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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경북 군위군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대구 통합공항 예비이전후보지 주민설명회`에서 박창석 군위군의회 부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경북 군위군]

9일 오후 경북 군위군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대구 통합공항 예비이전후보지 주민설명회`에서 박창석 군위군의회 부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경북 군위군]

대구 민·군 통합공항 이전 후보지 5곳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대구 통합공항 예비이전후보지 주민설명회'가 경북 군위군에서 처음 열렸다. 9일 오후 2시 군위군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설명회에선 대구 통합공항 이전 과정 전반에 대한 설명, 관련기관과 주민 간 질의응답이 2시간 30분 정도 진행됐다. 설명회엔 국방부, 국토교통부, 대구시, 경북도 등 관련 기관 관계자와 지역 주민 600여 명이 참석했다. 먼저 진행된 설명회에선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차례로 나와 주민들에게 통합공항 이전 과정과 입지, 규모, 보상책 등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국방부가 실시한 용역 결과 경북 군위군 우보면,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과 연계), 고령군 다산면(대구 달성군 하빈면과 연계), 성주군 용암면(고령군 다산면과 연계) 등 4곳이 예비이전후보지로 선정된 상태다.

곽희정 국방부 기획협력과장은 "통합공항 이전 사업은 최종적으로 주민투표를 거쳐 주민의사를 반영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기관과 지역주민 간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일부 흥분한 주민들이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우보면 한 주민은 "김영만 군위군수는 통합공항 유치를 통해 지역 발전을 이루고 미래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군위군을 물려주자고 했는데 우보면 주민들 입장에서는 고향 없는 난민 신세가 된다"며 "사전에 주민 의견 수렴 없이 무조건 찬성하고 국방부에 구애를 하고 있는데 적절치 못한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우보면 인근 효령면 주민 남모씨는 "정부와 지자체가 결론을 정해놓고 한 쪽으로 몰고 가고 있다. 아무리 국가전략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주민들이 반대할 수 있는데 처음부터 결론을 말뚝처럼 박아놓고 하고 있다"면서 "군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역민 중 아무도 반대를 안 한다고 했는데 누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줬느냐"고 말했다. 국방부 등 관련기관 측과 반대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자 김영만 군위군수가 무대에 올라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군수는 "제가 많이 미울 것이다.

우리가 처녀·총각으로 살 때는 막 살지만 결혼하고 처자식이 생기면 어떻게 먹고살지 연구하듯이 도지사나 시장·군수도 마찬가지"라며 "면적은 서울과 같은데 인구는 2만4000명밖에 안 되고 이렇게 가다간 군위가 없어지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어 김 군수는 "어떻게 하면 군위가 살 수 있을까 고민을 한 끝에 K-2 군 공항과 민간공항을 옮길 때, 육군 제50보병사단이 옮길 때, (군위에서 유년을 보낸) 김수환 추기경이 성인 반열에 오를 때를 노려 군위를 발전시키자는 결론을 내렸다"며 "군위 인구가 최소 15만명이 되고 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따로 있어야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 주민들을 설득했다.

한편 이날 군위에서 열린 설명회에 이어 10일 오후 2시 의성군 의성문화회관, 11일 오후 2시 고령군청 대가야홀, 12일 오전 10시 대구 달성군 하빈면사무소, 같은 날 오후 2시 성주군 성주문화예술회관에서 차례로 대구 통합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 주민설명회가 열린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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