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민주의 성지라 부르기엔/아직은 이르다/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운 입으로/너를 위대한 도시라 찬양하기엔/아직도 우리의 입술이 무겁기만하다』(문병난의 『송가』중에서). 80년대 우리문학의 중요한 출발점이 됐던 「광주의 5월」을 쓴 시들을 묶은 시집이 최근 출간됐다. 도서출판 인동간.
시인 문병난·이영진씨가 함께 펴낸 『5월 광주항쟁시선집-누가 그대 큰 이름 지우랴』가 그것으로 고은·김준태·조태일·양성우씨등 시인 80명이 그간 발표했던 광주의 아픔을 담은 1백97편의 시들이 수록됐으며 특히 12일 교통사고로 타계한 채광석씨의 시『애국가』와 마지막 문학좌담 『5월의 문학적 수용과 전망』도 실려있다.
이 시집은 우선 80년 이후 7년 동안 발표됐던「5월 문학」을 1차적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시집은 「5월의 역사적 의미」, 「80년5월17일부터 27일까지의 목격」,「망월동 묘지」, 「5월에 연루되어 숨진이들에 대한 추모」, 「5월 이후」등 모두 5부로 구성됐다.
이 시집을 통해 나타난 「5월 문학」은 「광주의 아픔」을 「우리 모두 느껴야할 이 시대의 아픔」으로 인식하고 있다.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임헌영씨는 『광주가 우리에게 어떤 형체로 남아있는가 묻기전에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광주의 아픔과 광주의 봄을 이야기해왔는지 물어 보아야한다』며 『광주의 시는 어제로 끝나버린 혁명으로서가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실천의지로서 새롭게 되살려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