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서 가전품까지 다양… 국내 사무소까지 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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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다이에이·다카시마야등 일본의대형 유통업체들이 국내 백화점등과 직거래, 한국상품의 수입이 활발하다.
엔고로 수입품판매가 일 유통업체들의 짭짤한 수익원이 되어 해외상품의 개발수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다 대만 원화절상으로 거래선을 우리나라로 옮기는 경우가 늘고있다.
일본 백화점업계의 바이어들은 속속 내한, 신세계등의 납품업체들을 돌며 구체적 상담을 진행중이다.
이들은 신세계 고유브랜드인 피코크 상품을 포함, 의류·가정용품·잡화·식품등 30여품목에 걸쳐 오는 9월부터 연말까지 1백50만달러어치를 수입해갈 예정인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제휴관계인 다카시마야 백화점과 기존 거래선인 CGC슈퍼업체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고있는데 대한상의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 유통관계자및 바이어들의 내한이 잦아져 국내 백화점들과의 제휴를 통해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상품공동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가하면 국내 설치된 연락사무소등을 통해 매입물량을 대폭 확대하고있다는 것.
일본내에 1백42개의 대형판매점을 두고 있는 고도부게야사와 상품개발업무협약을 맺고있는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30만달러였던 대일수출이 올해는 1백20만달러로 4배가까이 늘어날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엔고에 따른 일본내 노임상승으로 주문이 잇따라 올해중 일 롯데등에 유니폼수출을 시작할 예정.
자체 식품가공 공장을 두고있는 한양쇼핑은 지난해연말부터 김치·반찬류등 식품부문의 대일수출이 활발, 현재는 일 유통업체와의 직거래를 협의중이라는것.
일 유통업체들이 이처럼 국내 백화점들을 통해 상품수입을 추진하기는 새로운 추세인데 다양한 상품들을 한꺼번에 소량씩 주문할수 있는데다 품질의 안정성및 엔고의 장기화에 따른 해외거래선 확보를 위한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세이부·이토요카도백화점들처럼 아예 한국에 연락사무소겸 매인본부를 두고 사가는것이 대부분의 경우.
이들 역시 매입물량이나 내용에 있어 종래와 달라지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 전역에 2백여개의 대형 슈퍼·백화점등을 운영, 지난해 1조4천4백60억엔의 매상을 올린 최대 유통업체인 다이에이사가 최근 처음으로 TV·VTR등 첨단전자제품을 한국에서 다량 구매한것은 주목할만한 일. OEM주문이긴 하지만 종래 의류나 식품, 일부 잡화류만을 수입해가던 것과는 분명 큰 변화임에 틀림없다.
뿐만아니라 다이에이는 공 등 문구류를 비롯한 잡화상품의 수입선을 대만에서 한국으로 크게 전환시키고 있다는 다이에이 한국사무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런가하면 자스코·유니등 일본 4개 슈퍼업체, 총8백여 판매점에 물건을 대는 아이크한국사무소는 올해 구매액을 4천만달러로 대폭 늘려잡고 있다. 이같은 매입규모는 지난 85년의 1천5백만달러, 86년의 2천7백만달러에 비하면 거의 배증하는 추세로 이를 위해 올해중 총 3천여명의 바이어들이 내한할 예정이라는것.
일 유통업체들의 이같은 한국상품 구매러시는 직접적으로는 엔고·대만 원화절상등의 덕을 보고있는 점이지만 기본적으로는 국산품품질에 대한 신인도를 반영하고 있다는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유통업계는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백화점들의 경우 수출 파트를 신설하는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박신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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