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가 조강지처와 해로|평생을·회사를위해 헌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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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학남규특파원】미경제전문 포천지는 8월3일자호에서 미국의 GM·한국의삼성 (35위)을 포함한 세계50대 기업을 선정, 발표하고 이들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의 면모를 일일이 소개했다.
포천지는 이들 경영총수들이 지난 한햇동안 서독국민총생산을 50%정도 웃도는 1조3천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나폴레옹 군대의 10배에 이르는 8백70만명의 고용원을 거느리는 실력자들이라고 설명했다.
동지는 『이들이 움직이면 세상이 흔들린다』고 표현하고 그러나 취미나 개인생활들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들도 보통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적인 약점과 감정, 그리고 좌절의 경험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제의 총수로는 미국과 유럽인 각2명, 일본인 6명, 브라질과 쿠웨이트 각1명과함께 이병철삼성회장이 선정됐다. 다음은 동지기사 요지. <이들의 연령은 쿠웨이트석유의 「알리· 할리파· 알사바」가 20세로 최연소, 미옥시덴틀기업의 「아먼드·해머」회장이 89세로 최고렴이지만 대개 50대후반과 60대초반이 주축이다.
대부분이 조강지처와 살고 현 회사와 평생을 함께해온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들은 성격들이 강하다. 미 엑슨석유의 「로런스·라울」은 해병대출신인데 전시에 그는 포로를 잡지 않았다. 살려둔 사람이 없었다는 얘기다. 프랑스 르노자동차의 「레이몽·레네」는 장황하게 말하는 사람은 딱 질색이다.
이들중 많은 사람이 공대출신이고 그중 적지않은 사람들이 박사학위를 가졌다. 경영학 전공이 3명밖에 되지않는것은 기이하다. 「데니스·헨더슨」 영임피리얼화공회장은 영문학과 불문학석사이며 「해머」 옥시덴틀회장은 개업은 해보지 않았지만 의사이다. 반면 「헤르만 ·슈트랭거」서독바이엘회장은 대학에 가본적이 없다. 일본마쓰시타의「다니이·아키오」 (곡정소웅)사장은 대학입학에 실패했을뿐 아니라 이회사에 입사할때까지 하는 일마다 실패를 거듭했다.
이들 충수들에게 인기있는 취미는 골프·테니스·사냥·낚시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중에는 유별난 취미도 있다.
미쉐브론석유의「조지·켈러」사장은 도미노놀이의 명수이며 「제임즈· 키니어」 미텍사코사장은 새벽6시에 일어나 난초를 가꾼다.
이병철회장은, 조용히 명상한후 굵직한 필치로 단숨에 써내려가는 서예를 즐긴다.
이는 그의 경영 스타일과 비슷하다. 그는 이상적인 최고경영자는 「완벽한 계획」을 할줄 알아야하고 「전진하거나 후퇴할때나」 강력한행동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모두 전쟁을 겪은 사람들이다. 일본 기업인들은 전시에 체험한 기억을 잊지않고 있다. 독일기업인들은 젊은 시절 지고있는 전쟁에 끌려들어간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한국동란은 이병철회장의 사업을 산산이 망가뜨렸다.
그는 양조부문을 제외한 모든것을 잃었지만 남은것을 밑바탕으로 재기해 전자·조선·섬유산업을 일으켰다.
이 보스들은 하나같이 설득력있는 말솜씨를 갖고있다.「머레이」미모빌석유회장은 중견간부들과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을 갖기위해 격식을 차리지않는 저녁자리를 많이 만든다.
서독 지멘즈사의 「카스제」사장은 간부들과 견해가 엇갈릴때 매우 부드러운 저녁식사에 이들을 초대한다. 스위스 식품회사인 네슬레사의「마우헤른르」사장은 간부회의에서 자사제품을 시식한다.
이들의 사업계획수립은 장기적일뿐 아니라 세계적 시야를 갖추고 있다. 이탈리아국영철강 회사의 「로마노·프로디」회장은 경영진들에게 이탈리아밖의 세상을 생각하라고 강조한다. 화란필립스사의 「코르·반·데어·클룬니」사장은 경쟁사인 일본소니사에 새로운 음반 기술인 콤팩트디스크 플레이어 기술을 제공하기로 결정함으로써 범세계적 차원의 시야를 과시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CD플레이어에 관한한 세계단일규격을 확립하고 아울러 필립스사는 로열티를 차지하게 된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적을 끌어들이기도 해야한다』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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