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공학에도 '여성 전성시대'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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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남학생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컴퓨터 공학 분야에 여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일부 대학의 경우 컴퓨터 공학 전공 졸업자 가운데 여학생 비율이 남학생을 넘어서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하비머드 대학(Harvey Mudd College)은 가장 최근 컴퓨터 공학 전공 졸업생의 여학생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55%를 기록했다. 약 10년 전에는 10% 수준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는 여학생은 대부분 대학에서 소수에 그치고 있다. 컴퓨팅 리서치협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의 84% 이상은 남학생이다.

컴퓨터 관련 학과에 여학생이 급증하면서 클레어몬트 대학의 프로그래밍 관련 교수들은 학교의 유명인사로 떠올랐고 신입생들은 입학하기 전부터 학과와 교수에 대한 각종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는 등 예전에 보지 못했던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이들 일부 대학이 기존의 컴퓨터 공학 교수법에서 탈피 새로운 교수법을 도입하고 효과를 보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컴퓨터 공학에 대한 딱딱하고 기계적인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기 위한 노력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교수법이 여학생들의 잠재력을 깨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비머드 대학은 이를 위해 교수들이 예전보다 재미있는 퀴즈를 내고 학생들이 그룹을 만들어 풀어야 하는 창조적인 숙제를 내주기 시작했다. 노스웨스턴 대학교와 UC리버사이드 등 다른 대학도 이 같은 시도에 동참하고 있다. 클레어몬트 대학은 4년 전부터 변화된 커리큘럼을 적용해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컴퓨터 공학 개론 수강생 가운데 비전공자의 40% 이상이 최소한 2개 이상의 고급 프로그래밍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컴퓨터 공학 전공 여학생은 3배나 증가했다.

컴퓨터 분야에서의 성별 다양성 증가는 특별히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대 생활의 모든 분야를 반영해야 하는 분야이지만 여전히 남성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경우 기술 관련 직원 가운데 여성은 5명 가운데 1명꼴도 채 되지 않는다.

부의 재분배 문제에서도 컴퓨터 공학 전공 여학생의 증가는 중요하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을 졸업한 22세 정도의 대학 졸업자가 프로그래밍 관련 기업에 입사하면 첫 해부터 1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게 된다. 이 같은 고액 연봉 직종을 남성이 대부분 차지하는 것은 남녀 소득 격차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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