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차는 이동수단 넘은 새로운 삶의 중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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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현장서 만난 한국CEO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소비자가전전시회(CES)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 시간),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소비자가전전시회(CES)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 시간),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2020년까지 14종류 이상의 친환경차를 내놓겠다.”

“초연결성 지닌 미래형 제품 연구
2020년까지 친환경차 14종 발표”
자율차 직접 시승, 기술력도 과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소비자가전전시회(CES)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의 무대에 올라 이같이 밝혔다. 정 부회장이 CES 발표자로 나선 건 이 회사가 2009년 이 행사를 참여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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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은 이날 발표에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새로운 삶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며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의 3대 방향성을 제시했다. ‘친환경(Clean Mobility)’과 ‘자유로움(Freedom in Mobility)’, ‘연결성(Connected Mobility)’이다. 정 부회장은 “우리는 지금 기술 융합과 초연결성으로 구현될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에 서 있다”며 “현대차는 친환경적이고, 주변의 모든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우며, 초연결성을 지닌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우선 “오염 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차를 개발하고 있다”며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 5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4종, 전기차 4종, 수소전기차 1종 등 모두 14종류 이상으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정 부회장은 “고객이 원하는 어떤 친환경차라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 본인이 직접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시승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한 정 부회장은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소한의 센서를 탑재하고도 여러 돌발 상황에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의 양산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대차는 3일 국내외 기자를 대상으로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로 달리는 시승 행사를 열었고, 세계 처음으로 야간 주행에 성공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시승을 위해 자율주행 면허를 별도로 취득했다고 밝혔다. 그는 발표 뒤 시승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잡지도 읽고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확인할 수도 있었다. 다른 일을 볼 수 있어 편했다”고 말했다. 연결성은 미래 초연결 사회에서 허브 역할을 맡을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자동차에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미래차)’의 비전이다. 이번 콘퍼런스에선 글로벌 통신장비회사 시스코의 제임스 피터스 부사장이 자율주행과 교통 안내 시스템, 원격 차량 진단 서비스 등 현대차와의 협업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2011년 처음 CES에 참석했고 최근 3년 연속 이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처음 발표자로 나선 건 그만큼 정보기술(IT)업계의 축제인 CES가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다. 실제로 현대차는 이번 행사에 역대 최대 규모(510㎡·약 170평)의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자율주행차 뿐 아니라 커넥티드카, 웨어러블 로봇까지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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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은 막상 일주일 뒤 ‘디트로이트 모토쇼’에는 참석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미래 자동차는 자율주행이나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IT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며 “CES에서 세계 미디어와 전문가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회사의 신뢰도가 올라갈 수 있어 공을 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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