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선수 교체…'음주 뺑소니' 강정호 유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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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 강정현 기자

김인식 감독. 강정현 기자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강정호(30·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대표팀 발탁은 일단 유보됐다.
김인식(70) 야구대표팀 감독은 4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WBC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고 엔트리(28명) 변경을 논의한 끝에 내야수 강정호 대신 김하성(22·넥센)을 뽑기로 했다. 무릎 부상 중인 포수 강민호(32·롯데)를 대신해서는 김태군(28·NC)을 선발했다. 왼 팔꿈치 수술을 결정한 투수 김광현(29·SK)의 대체 선수는 결정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표팀 구성은 특히 힘들다. 강정호는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 최종 명단에서 제외했다"며 "투수 한 자리가 남았는데 왼 어깨가 좋지 않은 양현종(29·KIA)의 몸 상태를 확인한 뒤 선발투수를 뽑을지 마무리를 선택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현종의 어깨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오승환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오승환은 지난해 초 법원으로부터 원정도박 혐의로 벌금형(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반대 여론을 의식한 김 감독은 그를 예비 엔트리에도 넣지 않았지만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이탈하자 방침을 바꿨다. 김 감독은 "오승환은 꼭 필요한 선수다. 세인트루이스 구단 관계자가 '왜 오승환을 뽑지 않느냐'는 말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엔트리 변경 시한인 다음달 5일까지 오승환 선발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와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합류도 불투명하다. 김 감독은 "고액 연봉자인 추신수는 지난해 팔 수술을 받아 구단이 (WBC 참가에) 제동을 걸고 있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2년차밖에 되지 않아 구단이 말리고 있다. 본인은 나가고 싶어하지만 나중에 구단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할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예비 엔트리(50명) 변경도 있었다. 28명 엔트리에서 빠진 김광현·강민호·강정호 뿐만 아니라 무릎을 다친 이재원(31·SK)과 햄스트링 부상 중인 김주찬(36·KIA) 등 5명이 빠졌다. 대신 이지영(31·삼성)·박동원(27·넥센)·오지환(27·LG)·박건우(27·두산) 등이 추가로 선발됐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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