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 달러 환율 10.6원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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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자 외환시장이 출렁거렸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이날 6.6원이나 급락한 978원에 출발했지만 970원대 후반에서 공방을 벌이며 하락세가 주춤했었다.

그러나 박 총재의 이날 발언이 '외환당국이 아직은 시장에 개입할 뜻이 없다'는 쪽으로 해석되면서 환율은 한때 973.8원까지 급락했다. 이후 환율은 급락세에 대한 반발 매수가 들어오면서 소폭 상승하기도 했으나 하락 폭을 차츰 다시 키워 전날보다 10.6원 떨어진 974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1997년 11월 5일(969.7원)이후 8년여 만에 최저치다.

박 총재의 이날 발언은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그는 최근 환율 급변에 대한 한은의 입장을 묻는 기자 질문에 "한국 경제가 환율이 다소 하락해도 (충격을) 흡수할 만큼 성숙했다"며 적극적인 시장 개입 의지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환율 절상에도 불구하고 수출 두 자릿수가 지속될 수 있는 것은 수출과 경제 성장에 가격 요인보다 수출의 품질과 기술적 요인이 압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과거처럼 민감하지 않고 환율이 다소 하락해도 흡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다만 "외환시장에서 교란 요인이 작동할 때는 정부와 협력해 이를 바로잡아 주는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유사시에는 시장에 개입할 것임을 강조했다.

김동호 기자

*** 바로잡습니다

1월 13일자 2면 '박승 총재 "외환시장 개입 없다" 한마디에 … 원-달러 환율 10.6원 하락' 기사와 30면 사설 '한은 총재 입 때문에 더 떨어진 달러 환율'에 대해 한국은행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지적을 해왔습니다. 한은은 먼저 외환시장에 대한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이 신중해야 한다는 사설의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한은 총재의 발언으로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10원 이상 떨어졌다'는 내용은 맞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당일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개장 직후 이미 전날보다 6.6원 떨어져 하락 추세에 있었고 장중 추가 하락한 것은 총재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기보다는 해외시장에서의 대규모 역외선물환(NDF) 매도, 롯데쇼핑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 소식 등이 큰 영향을 줬다는 것입니다. 또 수출 기업이 총재의 발언으로 2500억원의 손해를 봤다는 것은 보편적인 계산방식으로는 도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환율은 일별로 보면 떨어지는 날도 있고 올라가는 날도 있는데, 하루의 하락폭만 가지고 한 달간의 수출액을 곱해 손실액을 추정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고, 반대로 환율이 하루 올라갔다고 해서 같은 방식으로 계산해 수출업체가 이득을 얻었다고 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 2면 기사 제목처럼 "외환시장 개입 없다"고 발언한 적이 없고 "(최근엔) 정부와 한국은행이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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