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일 끌지말고 실천에 옮겨야"|민정노대표 직선제건의 각계 반응|언로뚫을 분위기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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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4·13조치」후 민주헌법을 요구해온 각계의 반응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김은호씨 (변호사·전대한변협회장)=액면 그대로라면 정말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동안 너무나 많은 인명·재산등 희생을 통해서 깨우치고 나온 결론이기 때문에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이번기회를 전환점으로 해서 우리나라가 진정한 민주주의국가로 나아갈수 있기를 빌고 싶다.
이번 기회에 민주제도가 정착화되고 명실상부한 선진국가를 만들려면 여러가지 일을 해야 하지만 그동안의 폐해를 돌이켜 볼때 언론의 소생, 검찰 및 경찰의 중립화와 사법부의 독립등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민주주의에 역행했던 헌법과 모든 법조항들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헌법을 만들면서 몇몇 정치인들의 의사만을 토대로 해서는 안되고 국민 각계각층의 민주화 의사가 모두 수렴되는 방식이 돼야한다.
▲강신옥씨 (변호사)=민정당의 제안이 호도책이 아니라면 국민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점에서는 국민들의 저항권이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며 이제까지 강자의 이익에 의해 멋대로 운영 돼오던 법이 제 갈길을 찾아가는 것 같다.
어쨌든 정부 스스로도 헌법등 법정신을 준수해 나가는 전환점이 되기바란다.
이번 발표가 진실로 구국의 차원에서 나온 것이기를 빌며 구체적 작업을 주시코자 한다.
▲황인철씨 (변호사) =대통령직선제를 선택한 것은 일단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직선제 개헌이나 후속조치를 하는데는 아직 시간이 넉넉하다.
개헌이 된다면 대통령선거법개정도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민주화·직선제 개헌등을 요구하다 구속된 사람들에 대한 석방이 선행되고 집시법의 폐지등 기본권 보장노력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야한다.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풍조를 없애려면 단서조항을 붙여 시일을 끌지말고 우선 가능한 조치부터 실천에 옮겨 주기 바란다.
▲한완상교수(서울대·사회학) =정부·여당이 직선제 개헌안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민심을 제대로 파악한 것으로 보여 환영한다. 민주화를 위해 첫째 조건으로 언론기본법을 폐지, 선진국 수준의언론자유가 창달되도록 해야한다. 또사면·복권은 조건이 없이 이뤄져야 하며 이를 통해 모든 인사가 민주화에 동참하도록 해야 할 것 이다.
▲이명현교수(서울대·철학) =직선제가 국민의 자유로운 정부선택권을 보장한다는 뜻에서 이를 환영한다. 여기엔 공정선거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게 관건이며 이런 조치가 완벽하게 마련되길 기대한다. 이와 함께 언론자유를 비롯, 국민의사를 자유롭게 발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키위한 획기적인 조치가 즉각 이뤄져야 하며 지금까지 정치적 쟁점에 관련돼 구속된 모든 인사들의 석방과 사면·복권조치 또한 함께 이뤄져야 할 것 이다.
▲이경의교수(숙명여대·무역학과) =정치·사회적인 이슈로 대학이 큰 진통을 겪어 안타까왔다. 이번 수습방안으로 대학이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기를 기대한다. 민주화가 실현되어 학생은 학업에, 교수는 연구활동에 전념하길 바란다. 그동안 정치적으로 구속된 모든 민주인사는 과감하게 석방되고 사면·복권되어야 한다.
▲김동완목사(46·NCC인권위사무국장) =사회안전법·감호설치법등 인권을 제약하는 제반 악법의 철폐도 이뤄져야 될 것이다. 또 제3공화국때「남민전」 「재일교포 유학생사건」등으로 수감돼 아직도 구속중인 소위 인권사범에 대해서도 사면·복권이 이뤄져야 한다. 이번 발표가 여느 조치처럼 선언적인 것이 아닌 가시적인 것이 되기를 바란다.
▲김승훈신부(정의구현전국사제단대표) =정부·여당이 결국 국민의사에 굴복하고 말았다. 이제야말로 국민의 뜻에 따른 참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국민의 뜻을 알았으면 망설이지 말고 조속한 민주화조치를 단행해야 한다. 민주주의를 위해서 10년이상 수감된 사람들도 이번 기회에 석방되어야 한다.
▲함세웅신부(천주교서울대교구청 홍보국장) =민심을 따르는 것이 정치의 기본 원리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여망을 받아들여 대통령직선제, 언론자유보장, 정치범의 석방과 사면·복권등 민주화실현을 위한 과감한 의지를 내보인 것은 다행스럽고 환영할만한 일이다.
정부·여당이 민의를 겸허하게 받드는 자세를 보이고 실천하면 우리국민은 아량을 보일것이며 화해와 일치의 길을 흔쾌히 걸어나갈 것으로 믿는다.
국민의 소리가 하느님의 소리임을 확인했다면 발표한 사항들을 지체없이 실천에 옮겨 주길 거듭 바라마지 않는다.
▲이호철씨(55·소설가·자유실천문인협의회의장)=정부·여당이 민심의 소재를 깊이 파악한뒤 내린 용단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동안 4·13이후 일어난 각종 서명운동 및 민주화투쟁등의 큰 산고를 겪고 이루어진 일인만큼 그 마무리작업도 신속·정확해야하며, 한점의 의혹도 남겨서는 안된다.
▲김동욱씨(58·혜화여고교장) =귀를 의심할 정도로 반가운 소식이며 그동안의 시국으로인해 중·고교생들에게까지 미쳤던 주름살등 국민적 불안을 극복할 수 있게 된것 같다.
▲최미경씨 (37·주부·서울성산2동450) =그동안 사회혼란으로 인해 가계에도 영향이 있었던 만큼 이번 조치를 환영한다.
이제 그 지긋지긋한 최루탄냄새 안맡게돼 기쁘고 학생들과 전경의 대결을 보지 않게돼 다행이다.
▲이시희씨 (51·여·동대문시장상인) =국민들이 바라던 바를 민정당측이 받아들인 것같아 일단 환영한다. 지난6·10대회 이후 특히 장사가 안돼 고생해왔는데 이번 조치로 장사가 잘 될것을 기대한다. 상인들은 시국안정을 가장 바란다.
▲고인준씨 (33·범양교통택시운전사) =그동안 국민과 따로 돌기만 하던 정치가 이제야 민심을 제대로 파악한 것 같아 기쁘다.
특히 계속된 가두시위로 우리 수입에도 영향이 많았는데 정치안정이 생계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믿는다. 승객들과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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