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통령, 종교지도자와 요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전두환대통령은 26일 상오 시국수습을 위한 각계 인사와의 대화를 계속, 불교계의 최월산 조계종원로회의장·서의현 조계종총무원장·오녹원 동국대이사장(전조계종 총무원장)을 청와대로 초치, 시국전반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다.
전대통령은 이자리에서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할 책임은 대통령인 나에게 있다』고 말하고『가급적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참고 견디면서 인내와 대화로 시국을 수습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대통령은『우리가 지금 어려운 과정에 있는게 사실이나 국민의식수준이 높고 다건실하고 이성적인 생각이 있어 잘 수습될 것』이라고 말하고『국민불안 해소를 위한 수습책을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전대통령은『의회민주주의의 본질은 의회에서 정치를하고 토론과 대화, 그리고 다수결에 따라야 하는것』이라고 말하고 『길거리에 나와 선동이나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민주발전에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오이사장은 『국회에서 합의개헌이 되도록 방향을 좀더 선명하게 밝혀달라』고 말하고 『개헌작업이 착수되고 진전이 있게되면 소요사태가 진정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이사장은『흑백논리가 아닌 타협과 대화를 통해 여야가 난국을 함께 수습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월산원로회 의장은『학생들의 데모가 많아 사회가 시끄럽다』고 지적하고 『데모를 하는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데모는 올림픽을 끝낸 뒤 하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서총무원장은『현사태는 정치인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수습할 책임을 함께 지고있다』고 말하고 『모든 국민이 자기분야에서 맡은바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며 남의 영역을 넘나들게 되면 자칫 사회혼란이 가중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전대통령은 이에앞서 25일 하오 한경직· 강원용 목사를 만난 자리에서『정부가 잘못하는 것에 대해 기분 나빠하는 국민들의 심정과 헌법을 바꿔야겠다는 여론을 이해할 수 있다』 고 말하고 『폭력의 악순환이 아닌 평화적 정부이양이 반드시 이룩되도록 남은 임기동안 통치역량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전대통령은『어려울 때일수록 힘을 가지고 해결하려는 방식은 삼가고 있다』며『우리 국민이 감정보다는 이성과 자제로 활로를 찾으려 한다면 수습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목사는 『현행헌법이 완전히 민주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민심의 동향』이라고 지적하고 『대통령이 남은 임기안에 개헌을 실현시켜달라』고 요망했다.
강목사는『국민들은 차기정부가 국민의사로 선택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말하고 『지금은 사람만 바뀔뿐 종전과 다름없다고 생각하는것 같다』고 말했다.
강목사는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산층의 지지를 받아야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음 정부가 국민의사에 의해 선택되고 정부의 도덕성이 회복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목사는 『정부가 중산층의 지지를 받는다면 민주화도, 복지화도 이룩될 수 있다』고 말하고 『국민의 마음을 풀어주는 과감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독계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전대통령과 야당총재와의 회담이 잘된 일이라고 말하고 여야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난국은 수습할 것을 역설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