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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난청 임신 7주 만에 파악 가능해져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김진구 기자]

임신을 하게 되면 각 시기에 맞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초음파 검사부터 혈액 검사, 양수 검사 등 종류도 다양하다. 태아의 유전성 질환을 파악하기 위해 받는 검사는 ‘융모막 생검’과 ‘양수 천자’라 불리는 검사다. 검사 과정에서 태아 손상, 조기 양막 파수, 유산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부담스러웠다.

산모의 혈액만으로 유전 질환을 예측하는 방법이 개발됐지만, 범위가 한정적이었다. 다운증후군 같이 심각한 염색체 돌연변이만 진단했다. 유전성 난청을 포함한 세세한 돌연변이(점돌연변이)는 진단이 불가능했다.

최근 산모 혈액만으로 태아의 점돌연변이 질환까지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연구팀은 최신 초미세 DNA 증폭 기술을 사용해 태아에게 유전성 난청이 있는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산모의 혈액 속에는 소량이지만 태아의 DNA가 있다. 이를 정확히 읽어내는 방법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해석하는 데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렸다. 짧은 시간에도 분석할 수는 있었지만 그만큼 정확도는 떨어졌다.

연구팀은 최신 기술은 Picodroplet digital PCR을 이용해 염색체 수 이상 같은 큰 문제는 물론, 유전자의 미세한 점돌연변이까지 진단했다. 이를 통해 기존 검사로는 알아채기 어려웠던 유전성 난청을 예측했다. 만약 태아에게 난청이 있다면 출생 후 조기에 청각재활을 시작할 수 있다.

새 검사법은 단순 혈액 제공만으로도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침습적 검사에 비해 산모와 태아에게 미치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 비교적 이른 시기인 임신 7~10주부터 검사가 가능하다.

최병윤 교수는 “새롭게 개발한 산전 진단법은 기존 검사보다 해상도가 월등히 높은 첨단 분석기술을 적용해 염색체 수 이상과 같은 큰 문제뿐만 아니라 유전자의 미세한 점돌연변이(Point Mutation)까지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하여 대부분의 경우에 유전자 점돌연변이에 의하여 발생하는 유전성 난청이 성공적으로 그리고 안정적으로 진단된 만큼, 점돌연변이에 의한 다른 질환에도 검사법이 확대 적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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