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르 몽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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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10여일간 한국의 여러 도시에서 빚어진 소요사태가 어떠한 결말을 맺게 될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들이 이루어 놓은 놀라운 경제기적을 손상시키지 않으려면 한국지도자들이 진정한 민주화의 필요성을 받아들여야한다는 점이다.
말썽의 근원은 현 체제를 동일하게 유지하려는데 있고 이것이 터져나온 것은 여야간의 개헌협상이 좌절된데서 비롯됐다.
많은 한국인들은 이제 더이상 그같은 체제를 원치 않고 있으며 운동권 학생들은 특히 88올림픽 예정지인 서울의 이미지를 훼손시키지 않으려는 당국의 노력마저도 무시하고 거리로 뛰쳐 나오게됐다.
학생들의 움직임에 중산층의 시민들이 다수 합세하기 시작했다.
현재의 상황은 매우 미묘하고 이목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80년 광주사태와 같은 진압방법이 다시 나오리라고는 생각할수 없다. 국제여론, 특히 미국은 그와 같은 전철을 밟는 것을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일이 또다시 발생한다면 올림픽 반대운동이 일어나 이는 결국 후계자로 지정된 노태우 후보에게도 결정적으로 악영향을 주게 될것이다.【파리=홍성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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