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식 백화점 창광상점 확장 대대적인 선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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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3호 23면

창광상점 전경.

평양 유통의 중심지는 백화점이다. 평양 제1·2 백화점, 보통강 백화점, 낙원 백화점 등 10개가 있다. 남북한의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달 27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찾은 곳은 평양에 새로 문을 연 백화점인 미래상점이었다. 올 들어 4차 핵실험(1월6일)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2월7일) 이후 군사 분야 현지지도에 치중해온 패턴에서 벗어나 오랜만의 민생 행보였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새로 건설한 매장들 마다 우리가 만든 화장품·일용품·전자제품·식료품을 비롯한 갖가지 질 좋은 상품들이 꽉 차 있는데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돈주들과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서구식 백화점을 늘리고 있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김정은 시대의 대표적인 치적물로 선전하고 있는 미래과학자거리를 조성하면서 그 곳에 백화점인 창광상점을 새로 건설했다. 창광상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1983년 평양 중구역에 세워진 국영 백화점이다. 김 제1위원장이 지난해 9월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지시를 내려 미래과학자거리로 옮겨 새롭게 문을 열었다. 김정일이 각별한 애정을 쏟은 창광상점을 김정은이 재탄생 시킨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은 새로 건설한 창광상점을 현지지도하기로 했다. 창광상점은 원래 크기의 두 배로 확장했으며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갖가지 상품들을 판매하는 20여개의 매장을 갖추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의 현지지도 이후 대대적으로 창광상점을 선전했다.

창광상점 내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조선의 오늘]

1층에는 특색 있는 조명 효과로 친근감을 안겨준다는 넓은 홀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완구류 판매점을 비롯, 유리그릇·일용잡화·꽃·식료품 코너가 위치해 있다. 2층에는 북한 여성들이 좋아한다는 다양한 플라스틱 그릇을 판매하는 코너가 있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아기놀이차(유모차), 요람 등을 갖춘 어린이 용품 매장도 있다. 3층에는 전기제품과 건재·공구 코너를 운영하고 있으며 4층에서는 각종 스포츠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창광상점은 방문객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점을 찾은 부모들이 아이를 맡기고 편안히 쇼핑할 수 있도록 ‘어린이 놀이터(키즈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상품 안내와 미아찾기를 위한 방송시설도 있다. 계단승강기(에스컬레이터)는 물론 손짐보관함(물품보관함)과 밀차(쇼핑카트)도 갖추고 있다. 5층에서는 대동강 풍경을 함께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청량음료점(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북한 내에서 상품의 생산에서 유통·판매·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 기업의 시스템을 일부 도입한 곳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교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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