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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독해진 영식이, 손바닥 터지고도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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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정영식

정영식

손에 물집이 터진 상황에서 세트를 먼저 내줬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첫 세트 내주고 4세트 내리 따내
탁구 종합선수권 3번째 챔프 올라

정영식(24·미래에셋대우)이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제70회 전국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박강현(20·삼성생명)을 4-1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지난 2013·14년 우승자인 정영식은 지난해 자신을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던 박강현에게 멋지게 설욕하며 이 대회 세 번째 챔피언이 됐다.

정영식에게 2016년은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지난 8월 리우 올림픽 개인·단체전에서 ‘세계 최강’ 중국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지난 10월 중국 리그에 진출한 그는 12일 월드 투어 그랜드 파이널에서 이상수(삼성생명)와 함께 남자 복식 우승을 차지했다. 기대주였던 정영식이 이제 한국 탁구의 에이스로 성장한 것이다.

21일 종합선수권 개인전 8강에 나선 정영식은 손바닥 물집이 찢어진 채 경기를 치렀다. 올림픽 이후에도 대회 출전을 거듭하다 생긴 상처였다. 라켓을 쥐는 오른손이 아픈 상태로 결승에서 첫 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위기에서 정영식의 눈빛은 더욱 강렬하게 빛났다. 오히려 선제 공격을 시도하며 박강현을 몰아붙였다. 2~5세트를 내리 따내고 역전 우승에 성공한 정영식은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김택수 미래에셋대우 감독은 “정영식이 더 독해졌다”고 말했다. 정영식은 “2016년은 기억에 남을 한 해가 될 것 같다. 내년에는 세계 5위 안에 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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