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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당일, 박 대통령은 관저정치” “고령 대기업 회장 일찍 귀가시키자” “고영태씨, 아직 최순실 좋아합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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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조사 내내 주요 증인을 감싸거나 엉뚱한 발언으로 논란을 불렀다.

이완영, 국조특위 청문회 말말말
증인 감싸고 엉뚱한 발언 쏟아내

지난 5일 청와대 비서실 등을 상대로 진행된 국정조사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일(2014년 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관저에 머무른 것을 ‘관저정치’라 부르면서 주요 의혹에 대한 해명을 대신해 줬다.

▶이완영 의원=“관저정치라는 말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 때도 관저로 정치인들 불러 대소사를 논의하고 관저정치를 했다는 표현이 있다. 관저에 있으면 쉬는 거고 일을 안 하는 건지 정확하게 해명해 보라.”

▶한광옥 비서실장=“관저에서 편안하게 집무할 때가 있다.”

이후 이 의원은 “관저에서 일한 사례에 대해 비서실장의 명확한 답변을 들었다”며 “노무현 대통령도 이라크 무장단체가 김선일 납치 사건을 일으켰을 당시에도 본관이 아닌 관저에서 머물렀다고 한다”고 말해 야당 측 반발을 샀다. 노 전 대통령이 당시 관저에서 납치 사건에 관한 첫 보고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이 2004년 3월 21일 오전 6시였다. 이에 야당 청문위원들은 “물타기 시도”라고 비판했다.

지난 6일 재벌 회장 등을 상대로 열린 1차 청문회 때 이 의원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에게 “베트남으로 간 삼성전자 일자리의 3분의 1만 구미나 한국으로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지역민원성 청탁을 해 “네”라는 답변을 받아냈다. 그의 지역구는 구미에서 가까운 고령-성주-칠곡이다.

이 의원은 당시 김승연 한화 회장이 “(미르재단 등에 기금을 출연한 것은)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이 아니다”고 말하자 “우리나라 문화 발전을 위해 기꺼이 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또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청문회가 8시간30분이 넘어가고 있다. 고령과 병력으로 고통받는 증인에 대해 상당한 배려를 해 달라”며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귀가를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8일 2차 청문회 때는 고영태씨에게 “아직 최순실을 존경합니까, 좋아합니까”라고 물었다. 고씨가 “아니다”고 답하자 “그러면 미워하냐”고 추가로 물어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고씨에게 “고영태씨를 최순실에게 왜 소개했냐”고 묻기도 했다.

청문회에서 자주 구설에 올랐던 이 의원은 ‘18원 후원금’(욕설의 뜻으로 보내는 후원금)과 ‘문자폭탄’에 15일 여당 간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청문회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문자와 카톡으로 (제게) 쓴소리를 해 주셨다. 자녀나 부모가 자기와 견해가 다르다고 그렇게 육두문자를 쓰는지 묻고 싶다. 특히 ‘18원 후원금’을 몇 백 명이 나한테 넣고, 영수증 보내 달라고 한다. 핸드폰이 (항의 문자 때문에) 뜨거워서 못 사용하겠다”면서 사의를 밝혔다.

채윤경·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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