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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기업] 항공여객 1억 시대 … 지방공항 역할 키워 지역경제 살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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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어느 산업 분야든 숫자 1억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며 상징적인 목표 달성의 지표가 된다. 이런 면에서 항공업계의 2016년은 항공여객운송량 1억을 마주하게 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고│ 성일환 한국공항공사 사장

1948년 10월 30일 서울-부산 노선 취항을 시작으로 88서울올림픽이 개최된 1988년 총 여객 1265만 명,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한 2001년 총 여객 4216만 명을 거쳐 올해 드디어 총 여객 1억 명을 돌파하게 되었다. 공식 항공통계가 집계된 1971년 이래 47년간 연평균 성장률 9.2%에 달하는 실로 놀라운 성장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성장의 이면에는 정부와 한국공항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항운영자의 노력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기틀을 충실히 세워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가 있었 다. 또한 정체되어 가던 항공시장의 성장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다양한 노선 개발을 통해 항공업계의 경쟁기반을 마련한 저비용항공사(LCC)의 역할 역시 큰 기반이 되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더불어 한국경제의 비약적 발전, 한류문화의 세계적 확산, 제주여행의 재발견 등 여러 분야의 다양한 활동들도 항공업계의 발전을 이끈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연간 항공여객 1억 명 달성은 우리의 최종목표가 아니며 한숨 쉬어갈 만큼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동안 적지 않은 양적 성장을 이룩한 것은 사실이나 한편으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항공여객을 적절히 수용하지 못하는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지연율 증가, 일부 지방공항의 협소하고 품격 낮은 시설 등으로 이용객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지금은 축포를 쏘기보다는 항공 여행객이 공항을 이용함에 있어 안전성과 편안함은 물론 품격 있는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부단하게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현재 진행 중인 김포공항 여객청사 개선 사업과 제주공항 및 김해공항의 추가 건설에도 지금까지 쌓은 건설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총집결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공사에서 추진 중인 조종사 양성, 항공 관련 교육 활동 등 항공업계의 질을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는 여러 노력을 함께 경주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운영 여건이 열악하여 만성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소규모 지방공항의 활성화에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방공항에 취항 중인 저비용항공사의 운영 여건 개선을 위한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공동 마케팅 활동 추진,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인센티브 제도의 활용, 공항시설의 개선 등을 통해 지방공항 활성화는 물론 항공 여객의 여행 편의 증진을 위한 내실 있는 정책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특히 지방공항 역할 확대를 통해 외국 관광객을 수도권 이외 지방으로 적절히 분산시키고, 이를 지역의 관광·고용창출 등과 연계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토균형발전을 견인하는 데 지방공항이 일익을 담당토록 하는 것은 항공여객 1억 명 시대를 맞아 공사에 주어진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이다. 실제로 그동안 개항 이래 줄곧 적자만을 유지해 오던 대구국제공항과 청주국제공항이 올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 원년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지방공항 활성화 성과 또한 ‘1억 숫자’ 못지않게 중요한 의미로 새겨질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하나로 합쳐질 때 항공여객 1억 명 시대의 진정한 의미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방공항의 역할과 중요성에 관해 의미 있는 재조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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