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 뜬 별, 진 별…김정일 영결식 때 '운구차 7인방' 중 5명 바뀌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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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평양 서성구역(한국의 구)에 위치한 금수산태양궁전의 주석단 모습은 확연히 변해 있었다. 5년전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2011년 12월 28일)때 운구차 옆을 지켜 ‘운구차 7인방’(김정은 제외)으로 불렸던 이들이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

북한 언론들은 18일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용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를 비롯한 당ㆍ정ㆍ군 간부들이 행사(추모행사)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또 최태복 중앙 부위원장(교육과학 담당)의 사회로 김기남 중앙위 부위원장(선전 담당)과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김정일을 칭송하고, 김정은에게 절대 충성을 다짐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운구차 7인방 중 최태복과 김기남을 제외한 5명의 자리는 ‘김정은의 사람들’로 바뀌었다. 특히 7인방중 김정은 시대에도 승승장구 할 것으로 여겨졌던 고모부 장성택 행정부장과 이영호 총참모장은 처형됐고,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은 당으로 옮겼다. 또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은 군교육기관으로 옮겼고,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이상 당시 직책)은 행적이 묘연하다. 소위 김정은 시대 들어 ‘진 별’인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은 집권 직후부터 대대적인 숙청과 인사조치를 통해 충성경쟁을 펼쳤다”며 “자신에게 충성하지 않으면 고모부도 처벌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장성택은 2013년 12월 반당ㆍ반혁명 종파행위와 국가전복음모행위로 사형됐다. 이후 장성택 라인은 대대적으로 숙청됐고, 지난 5월 당대회를 열어 당조직을 정비했다.

이들의 자리는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최용해 중앙위 부위원장(근로단체 담당) 등이 차지했다. 황병서는 당 조직지도부 군사담당 부부장으로, 최용해는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의 아들로 근로단체 문제를 담당하며 김정일을 보좌해 왔다. 이들은 자리는 바뀌었지만 김정일에 이어 대를 이어 지도자 옆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다만, 권력서열이 대폭 올라갔고,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시절 뒤를 봐주던 이수용 중앙위 부위원장(국제 담당)과 김영철 부위원장(대남 담당),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도 김정은 시대에 뜬 별로 꼽힌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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