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어째 이런 일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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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회장의 투신자살 소식을 접한 김대중(金大中.DJ)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는 4일 깊은 충격에 휩싸였다.DJ는 이날 오전 6시30분쯤 김한정(金漢正)비서관의 전화보고를 통해 비보(悲報)를 접한 뒤 "어째 이런 일이…"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金비서관은 "金전대통령이 鄭회장의 자살 소식을 전해 듣곤 깜짝 놀라며 매우 침통해 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DJ는 충격을 받은 듯 수화기를 붙잡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시간쯤 뒤 金비서관이 좀더 상세한 상황을 보고하자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金비서관은 전했다.

DJ는 이어 鄭회장이 '자신의 유골을 금강산에 뿌리고 남북 경협은 차질없이 진행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는 말을 듣고는 "남북 통일을 위해 애를 썼는데 이렇게 가버리다니…"라며 애통해 했다.

金비서관은 "DJ가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햇볕정책을 이끌어온 당사자로서 鄭회장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해 왜 하고 싶은 말이 없겠느냐"며 "전직 대통령의 입장 등을 고려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DJ는 다만 "현대가 그동안 남북 교류협력에 기여한 바가 큰데,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하지만 남북화해를 위한 현대와 鄭회장의 노력은 역사적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金비서관은 전했다.

DJ는 이날 오전 鄭회장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아산병원에 조화(弔花)를 보냈고,빈소에는 金비서관을 보내 고인의 명복을 기릴 것이라고 한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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