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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원내대표 겉으론 친박 우세…탄핵안 표결수로 보면 비박과 팽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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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6일 열리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은 분당 여부를 결정하는 선거가 될 전망이다. 비박계가 친박계에 패할 경우 집단 탈당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비박계는 13일 “당 안에서 끝까지 싸우고 탈당은 마지막 카드”라는 입장을 정리했다. 양 계파는 이번 경선을 두고 사활을 걸 태세다.

외견상으로는 친박계가 유리해 보인다. 이날 출범한 친박계 계파 모임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에는 ‘절대 친박’으로 불리는 서청원·최경환·홍문종 의원 등 62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서청원 의원은 “보수를 무너뜨리고 배신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정리될 때까지 내가 여러분의 울타리가 되겠다”고 목청을 높이는 등 모임 열기가 뜨거웠다. 반면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의원 수는 40여 명이다.

분당 여부 가를 16일 경선 판세는
친박, 4선 정우택으로 교통정리
비박은 나경원·주호영 등 검토

하지만 수적 열세인 상황에서도 비박계가 희망을 걸고 있는 건 친박 세력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친박계는 전체 128명 중 80명 안팎으로 헤아려졌다. 하지만 탄핵 정국과 촛불 민심 앞에서 친박계는 분화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9일 탄핵안 표결에선 분화가 사실로 드러났다. 전체 234명의 찬성표 가운데 야권과 무소속 의원들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면 새누리당에선 최소 62명의 찬성표가 나온 것이다. 이는 40명 안팎의 비박계뿐 아니라 20명가량의 친박계·중립 성향 의원들이 찬성 대열에 가세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탄핵안 반대는 56표였고 투표에 불참한 최경환 의원을 포함하면 57명이다. 비주류 측 재선 의원은 “62명의 탄핵 찬성표에 기권 2표, 무효 7표까지 포함하면 128명 중 70명 가까이가 탄핵 찬성파”라며 “이 정도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박계 한 중진은 “기권과 무효표는 탄핵 반대표로 봐야 한다”며 “탄핵 반대 57표에 이를 더하면 반대파가 66명으로 전체 의원 수 절반을 넘는다”고 주장했다.

원내대표 경선은 무기명 투표다. 계파도 계파지만 중도층 의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후보의 매력도 중요하다. 비박계가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의원이나 주호영 의원 등 중량급 인사들을 후보로 고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친박계에서는 4선의 정우택 의원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비주류로부터 ‘최순실의 남자’로 지목당한 서청원 의원 등 8명은 비상시국위 대변인 황영철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박유미·최선욱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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