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주택에 카셰어링 서비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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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경기도의 한 행복주택에 사는 취업준비생 이모(27)씨는 회사 면접장에 가기 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량을 예약한다. ‘오전 9시~오후 1시, 4시간 예약.’ 차량 기종과 번호 등을 확인한 그는 단지 안 주차공간에서 차를 빌려 서울 강남 소재 회사로 출발한다. 차를 구입하지 않아도 필요할 때마다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씨는 면접을 마치고 귀가한 후 예약된 시간 내에 차를 반납한다.

900개 단지에 전용 주차장
이용료, 시세보다 20% 저렴

내년부터 공공임대주택 단지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의 한 예다.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내년부터 행복주택·국민임대·영구임대 등 공공임대주택 900여 개 단지에 카셰어링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13일 밝혔다. 김대순 국토부 행복주택기획과장은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고 자동차 구입비·유지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셰어링 서비스는 업체가 자동차를 여러 대 구입한 뒤 이용객들에게 돈을 받고 시간 단위로 차를 빌려주는 걸 말한다.

사업 구조는 그린카·쏘카 등 카셰어링 업체가 보유한 차량 일부를 단지 내에 배치하면 입주민이 시세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는 식이다. 업체들도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사업에 긍정적이다. 국토부는 임대주택 단지에 카셰어링 전용주차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입주민은 스마트폰 앱이나 웹으로 시간 또는 10분 단위로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영구·국민·10년 공공임대주택 등 99개 단지에서 이 서비스가 시범 운영되고 있다. 국토부는 내년 3월 사업자를 선정하고 5월부터 카셰어링 서비스를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신윤근 국토부 신교통개발과장은 “민간아파트에 카셰어링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세종=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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