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100년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 회고 '열풍'··· 로봇도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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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중앙포토]

나쓰메 소세키. [중앙포토]

일본의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사망 100주년을 맞아 일본 전국에서 그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지난 10일엔 일본 니쇼가쿠샤대학과 오사카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소세키 로봇'까지 등장했다. 2004년까지 1000엔 지폐의 모델이었던 그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마음』 등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들을 썼다.

이날 도쿄에서 열린 '나쓰메 소세키 국제 심포지움'에 양복을 입고 등장한 소세키 로봇은 참가자들에게 "100년만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웃음을 짓거나 팔을 움직이며 손동작을 하는 등 실제 인물처럼 생생한 모습을 선보였다. 소세키 로봇은 『몽십야(夢十夜)』 등 작품 일부를 낭독하고 글쓰기 대회 상장을 수여했으며 자기 소개와 강연도 했다.

일본 로봇 연구 권위자인 이시구로 히로시(石?浩) 오사카대 교수가 감수를 맡은 이 로봇은 소세키의 생전 신체 검사 기록과 45세 때 촬영한 사진, 사망 직후 제자들이 만든 소세키의 안면상을 바탕으로 실물과 최대한 흡사하게 제작됐다. 목소리는 소세키의 손자인 후사노스케(房之介)가 연기했다.

1896년 개업해 소세키의 작품을 17권 출판한 출판사 신초사는 일본 전국 서점에서 '소세키 북페어'를 개최했다. 신초사에서 발행한 소세키의 소설 『마음』은 718만부가 판매되며 이 출판사 사상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기록돼 있다. 소세키의 대표작 『도련님』의 배경이 된 에히메(愛媛)현 마쓰야마(松山)시는 지난 9일 '도련님 열차 박물관'을 개최하고 소설에서 주인공이 탑승했던 것과 똑같은 열차 내에 60여 점의 관련 자료를 전시했다. 와세대대학에선 11일 소세키의 작품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강연회 '소세키의 미소'를 개최했다.

1867년 도쿄에서 태어난 소세키는 도쿄제국대학 영문과를 거쳐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 유학했다. 귀국 후 도쿄제국대학과 메이지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면서 작품을 발표하다가 1916년 위궤양이 악화돼 사망했다. 내년 2월 9일엔 소세키가 탄생 15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일본 열도를 뒤덮은 소세키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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