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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128명 중 62명 찬성…그중 친박이 20여 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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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왼쪽 사진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투표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자 침통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왼쪽)과 정진석 원내대표. [뉴시스]

왼쪽 사진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투표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자 침통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왼쪽)과 정진석 원내대표. [뉴시스]

가(可) 234, 부(否) 56, 기권 2, 무효 7.

찬성 234, 반대 56명 표결 분석
최경환 등 불참·반대 60명 절대친박
불참·찬·반·무효 나열땐 1234567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다. 전체 300명의 의원 중 친박 핵심인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을 제외한 299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무기명 비밀투표인 이상 찬성표 234표의 성분을 오차 없이 단정할 순 없다. 하지만 ‘야당+무소속’(172표)이 전원 찬성했다고 가정할 때 새누리당에서 62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절대 친박’ 세력은 60명 안밖으로 축소된 상태다. 투표에 불참한 최 의원과 반대표를 던진 56명에다 사실상 ‘부’에 해당하는 무효표를 포함한 숫자다.

국회 의사국과 감표위원 등에 따르면 무효 7표 중에 ‘가’를 표시한 의원은 2명이었고, ‘부’만을 표시했다 무효가 된 표는 없었다고 한다. 감표위원인 새누리당 정태옥 의원은 “무효표 가운데 ‘가’에 각각 동그라미와 점을 찍은 사람이 있었고 ‘가, 부’를 동시에 쓴 사람도 있었다”며 “가, 부를 겹쳐 쓴 흔적을 볼 때 4~5표는 기표소 안에서 마음이 흔들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감표위원인 김현아 의원도 “한자, 한글을 섞어 쓰거나 ‘기권’이라고 한글로 쓴 표도 있었다”며 “실수라기보다는 의도적으로 무효표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동안 새누리당 의원 128명 중 친박계는 “80명을 넘는다”는 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탄핵안 투표에서 이보다 숫자가 크게 줄어든 것은 여론 흐름에 민감한 수도권 지역의 친박계와 비례대표 의원(전체 17명) 중 일부가 돌아선 결과다. 투표 전 수도권 지역 친박계 이현재(하남)·홍철호(김포을) 의원과 비례대표 신보라 의원 등이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친박으로 분류됐던 비례대표 김종석·김현아·송희경 의원 등은 비상시국위에 참여했다. 비상시국위 소속 김재경 의원은 투표 전 “시국위 소속 40명 외에 친박계 20명가량은 찬성할 뜻은 갖고 있어 230석 이상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의 분석이 거의 적중한 셈이다.

탄핵안이 가결된 뒤 국회 주변엔 탄핵안을 통과시킨 숫자의 조합이 공교롭다는 말이 나왔다. 불참 1명, 가(可) 234표, 부(否) 56, 무효 7표를 나열하면 ‘1,234,56,7’이 된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 점을 포착해 “‘234 56 7 했으니까 헌재는 8 찍어 알겠지”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탄핵안을 심사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수는 전체 9명. 8명은 탄핵 인용 의견을 내 달라는 의미였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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