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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은 예상 밖 차분…코스피 소폭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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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9일 탄핵소추안 표결은 금융·증권시장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주식·외환거래 마감 시간(오후 3시30분) 이후에 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장은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더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불확실성 해소가 오히려 호재”
해외 투자자들 크게 동요 안 해
금융위, 비상계획 즉각 가동키로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6.38포인트(0.31%) 떨어진 2024.69로 마감했다. 개인만 팔았을 뿐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00억원 이상씩 주식을 사들였다. 3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삼성전자는 0.56% 하락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외환시장도 잠잠했다. 이날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7.4원 하락한 1165.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탄핵 표결보다는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 매입 규모 축소에 따른 유로화 약세와 달러 강세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 투자자들도 아직까지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 외평채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은 9일 0.4278%포인트로 한 달 전에 비해 오히려 0.037%포인트 낮아졌다. CDS프리미엄은 채권이 부도날 경우를 대비해 지불하는 일종의 보험료다. 한국의 CDS프리미엄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국가 부도 위험이 줄었다는 의미다.

시장에선 “불확실성 해소가 오히려 호재”라는 분석이 다수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대통령이 계속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기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결은 호재”라며 “특검으로 기업 수사가 이어지더라도 이미 탄핵으로 한 차례 지나간 일이라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14~15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이 더 큰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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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금융위원회는 탄핵안 가결 직후 임종룡 위원장 주재로 간부회의를 열고 미리 마련해둔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즉각 가동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휴일인 11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12일에는 금융감독원과 합동 리스크 점검회의를 열기로 했다. 13일에는 업권별로 리스크 점검회의를 한다.

한국은행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탄핵안 가결이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했다.

박진석·김민상·심새롬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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