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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분47초 고해성사 제안에 30초만 쓴 김기춘 "부끄럽고 죄송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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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청문회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죽어서도 천당가기 쉽지 않으실 것 같다”는 독설을 날린 뒤 고해성사를 제안하며 마이크를 김 전 실장에게 넘겼다. 김 전 실장이 세월호 시신 인양을 하면 안 된다는 지시를 내렸다는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비망록 내용을 언급한 직후다. 김 의원은 자신에게 주어진 질의 시간 7분 중 남은 1분47초를 김 전 실장에게 발언 기회로 넘기며 “하나님 앞에서, 국민 앞에서 얘기를 해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한 김 전 실장의 답변은 다음이 전부다.

“저는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을 못해가지고 오늘날 이런 사태가 된데 대해서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의원님과 국민께 사죄드립니다. 그러나 지금 질문하신 것은 제가 그렇게 지시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 지시를 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 전 실장은 김 의원이 넘긴 1분47초를 다 쓰지 않고 30초만 발언했다. 마침표까지 모두 합해 153자에 불과했다. 시간이 남자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이 “김경진 위원께서 소중한 신문조사 시간을 본인이 김기춘 증인께 진솔한 답변을 구하기 위해서 양보했습니다”라며 “추가로 하실 더 말씀있으시면 하십시오”라고 김 전 실장에게 다시 마이크를 넘겼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거듭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만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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