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촉발한 대구 ‘백화점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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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2월 15일. 대구지역 모든 백화점이 바짝 긴장해야 할 날이다. 지역 최대 규모 매장(9만9170㎡)과 최신식 아쿠아리움(수족관)으로 무장한 신세계백화점이 대구에 상륙하는 날이다. 지역 백화점들은 ‘공룡’에 맞서 손님을 지킬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최대 규모, 최신 시설로 15일 오픈
현대·롯데 등 고객 사수 대책 고민

우선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수도권에만 있던 인기 브랜드를 최전방에 내세운다. 대표적으로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유명해진 케이크 매장이 다음달 문을 연다. 국내 두 번째다. 지난달 유명 남성의류 브랜드, 남성전용 이발소 등도 들어섰다. 수도권 제외하고 최초다. 지하 2층에 문을 연 990㎡ 규모의 서점도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야심작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공연을 ‘무기’로 삼았다. 오는 10일과 15일 가수 바이브와 박현빈 공연을 백화점에서 펼친다. 20일엔 테너 김건우와 소프라노 서선영·홍혜란이 출연하는 오페라 토크콘서트를 진행한다. 공연이 열리는 백화점 7층도 신세계백화점 개점을 앞두고 새롭게 꾸민 곳이다.

외형 불리기도 힘쓰고 있다. 롯데는 내부면적을 3만3000㎡에서 5만㎡로 확장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이 처음 문을 열면 시선을 끌겠지만 우리라고 그냥 당할 수는 없다”며 “충분히 대비한 만큼 절대 호락호락 물러서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은 백화점의 경쟁을 반긴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에서 만난 직장인 김병욱(33·수성구 범어동)씨는 “서울에만 있는 브랜드가 대구에도 생겼다는 소식에 백화점을 찾았다”며 “백화점 경쟁으로 대구 시민들의 쇼핑 환경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롯데백화점에서 만난 대학생 이유현(23·여·북구 침산동)씨는 “공간이 넓어지고 쾌적해졌다. 연말에 이어지는 공연에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최우석 기자 choi.woo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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