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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 이영복 지명수배 당시 아들은 행사서 박 대통령 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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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10월 ‘코리아 VR 페스티벌’ 당시 박 대통령과 이창환 전 FX기어 대표(뒷줄 가운데). [사진 청와대]

지난 10월 ‘코리아 VR 페스티벌’ 당시 박 대통령과 이창환 전 FX기어 대표(뒷줄 가운데). [사진 청와대]

부산 해운대 관광리조트(엘시티) 시행사의 실질 소유주인 이영복(66·구속 기소) 회장의 아들 이창환(44) 전 FX기어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지난 10월 ‘코리아 VR 페스티벌’에서 만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창환씨가 전 대표였던 ‘FX기어’
박 대통령, VR 부스 찾아와 대화
회사 측, 최순실과 관련 의혹 일축

박 대통령은 지난 10월 7일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코리아 VR 페스티벌’에 참석해 유망 기업 부스를 돌아봤다. 박 대통령은 이날 FX기어를 찾아 최광진 대표의 설명 아래 가상현실(VR) 프로그램 시연을 했다. 간담회에서 이 전 대표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당시 VR 페스티벌 참가 업체는 모두 79개로 대통령은 6개 업체를 방문했다. 간담회에는 11개 업체가 참여했다. 당시는 이영복 회장이 검찰의 지명수배를 받고 잠적해 있을 때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FX기어 방문과 사진 촬영을 국정 농단의 장본인 최순실씨와 연결시켜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013년 11월 한국과학창의재단 위원회 선임위원으로 위촉됐다. 창의재단은 최순실씨의 언니 최순득씨 사돈인 김모씨가 청와대 총무비서실 행정관을 그만둔 뒤 2014년부터 근무한 곳이다. 이영복 회장은 최순실씨가 운영하던 계에 매달 1000만원이 넘는 곗돈을 넣었다.

FX기어는 이 전 대표가 창의재단 위원으로 선정된 이후 2014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맞춤형 해외 진출 컨설팅 지원사업, KOTRA 집중 육성기업으로 각각 선정됐다. 지난해 9월에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기념 VR 콘텐트 제작업체로 뽑혔다. 올해 8월엔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콘텐트 제작 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돼 VR 다큐멘터리 ‘나는 독도다’를 제작하기도 했다.

특혜 의혹에 대해 FX기어는 5일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투명하게 공모해 사업을 수주했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사업을 따낸 게 절대 아니다”고 반박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당시 이창환 대표의 간담회·사진 촬영은 엘시티와 무관하다. FX기어는 자체 VR 플랫폼을 갖고 있는 기술력 있는 업체라는 평가를 받아 전시회 시연과 간담회 참여 기업으로 선발했다”고 해명했다. 이 전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2003년 박사 학위를 받은 후 2004년 FX기어를 설립했다. 3차원(3D) 컴퓨터그래픽(CG) 전문회사다.

부산=이은지 기자, 김경미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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