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돈 가뭄' 환란후 최악 "사업 그만두고 싶다" 1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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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중 제조업을 포기하고 업종전환을 고려하는 회사가 14%,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고 싶어하는 회사가 1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소기업청이 지방 중소기업 5백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해 3일 발표한 '지방산업 육성정책 방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이전을 선호하는 지역은 중국(37.0%), 서울.경기(3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정부가 ▶지방기업에 대한 조세.자금 등 우대.지원정책 실시(70.8%)▶각종 지원센터의 효율적 운영(33.6%)▶대기업과 산업인력의 지방유치 (31.0%)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또 중소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자금사정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나빠졌다.

지난달 부도업체 수는 지난 4월에 이어 석달 만에 다시 5백개를 넘어서며 2년6개월 만에 가장 많아졌다.

기업은행은 지난 6월 2천여 기업을 대상으로 중소제조업 경기동향을 조사한 결과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한 업체의 비율이 35.6%에 달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1998년 8월(42.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종업원 10인 미만 영세기업 중에는 절반에 육박하는 44.5%가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답했다.

반면 자금사정이 원활하다고 응답한 업체는 5.5%에 불과했다. 자금사정이 곤란하다는 업체의 비율은 지난해 12월 17.1%였으나 올해 초에는 20%대로 상승했으며 지난 5월부터는 30%대로 높아졌다.

업종별로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답한 비율은 경공업이 39.1%로 중화학공업(31.1%)을 크게 앞질렀다. 봉제의복.모피(65.4%)와 가죽.가방.신발(54.4%) 등 일부 업종에서는 절반이 넘는 업체가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부도를 내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부도업체 수는 5백8개로 집계됐다. 이는 2001년 1월(5백32개) 이후 가장 많은 규모로 부도업체 수는 지난 4월 5백7개까지 늘어났다가 5, 6월에는 4백여개로 줄었으나 다시 급증세로 돌아섰다.

고윤희.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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