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반도체 회복세 등 환경 좋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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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증시가 경기지표 호전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름을 타는 7~8월에는 잠시 쉬어갈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종합주가지수는 730선에 성큼 다가섰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연중 최고치를 두차례나 갈아치우며 전 주말보다 9.46포인트(1.31%) 오른 727.26으로 마감됐다.

일등공신은 경기침체의 '바닥 탈출' 신호들이다. 경기진단 보고서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 북'은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했고,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예상(1.6%)보다 큰 폭인 2.4% 증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6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4.7% 증가세로 반전했다.

그동안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침체가 계속 이어지는 L자형 경기가 우려됐지만, 이 같은 지표 호전에 따라 바닥을 벗어나 회복하는 U자형 경기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세도 다시 살아났다. 외국인들은 지난 주말 1천8백6억원을 순매수(산 금액-판 금액)하며 지난달 15일 이후 가장 많은 주식을 사들였다.

기술적 분석으로도 상승 에너지가 꿈틀대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월말 주가가 월초 주가보다 높게 끝나는 양봉(陽棒)이 보기 드물게 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가 기대 이상의 상승세를 유지하는 밑바탕에는 반도체 시장의 회복이 작용하고 있다. 컴퓨터 교체시기가 슬슬 돌아오면서 노트북 등 컴퓨터 수요가 늘고 있고, 세계 최대 규모인 일본의 반도체 장비 수주도 6월에는 7억6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6.3% 증가했다.

추가 상승의 걸림돌도 적지 않다.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식어 있기 때문이다. 신용불량자가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는 소비와 판매가 위축되면서 경제의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증시가 상승세를 타더라도 매기는 실적 호전주들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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