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최초의 결집경전 패엽경 일반에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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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불교 조계종 서울 봉은사는 28일∼5월3일까지 비장의 원시 남방불교 패엽경과 보제수를 공개,친견법회를 갖는다. 패섭경은 패다나 나뭇잎에 날카로운 송곳 또는 칼끝으로 글자를 새긴 후 먹물을 먹인 불교 최초의 결집경전.
봉은사 소장 패엽경은 지난 81년 봉은사 주지 변밀운 스님이 스리랑카 콜롬보시의 캐리니아사원을 방문했을 때 「다마라니기타」종정으로부터 부처님 진신사리 2과와 함께 기증 받은 것이다.
이 패엽경은 부처님이 멸도한 해(기원전 544∼545년)에 결집한 불교경전의 일부다. 부처님이 세상을 떠나자 제자들은 부처님 교법이 흩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각자 들은 바를 외어내어 왕사성 칠엽굴에서 가섭존자를 상좌로 5백비구가 모여 경·율 2장의 내용을 정리했는데 이때 종이가 없어 패다나나뭇잎에 불설을 새겼다.
패다나나뭇잎에 불설을 새긴 최초의 불교 경전 결집을 『5백결집』또는 『상좌결집』이라고 한다.
봉은사가 공개하는 패엽경의 크기는 가로 60㎝, 세로 15㎝의 3질.
남방불교에서 성수로 받들며 예불공경을 하는 보리수 나무는 지난 83년 7월 스리랑카 문화성장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외무부에 기증했던 것을 다시 봉은사에 기증한 것이다.
패염경과 진신사리·보리수 친견법회는 윤길암전종정이 법어를 하고 인간문화재 박송암 스님의 범패의식도 펼쳐진다.
친견법회가 끝난 후 패염경과 사리 1과, 보리수는 제주 법화사로 보내 영구봉안할 예정이다.
이들 성보를 제주도로 보내는 것은 조선조 억불정책하에서 한국불교를 중흥시킨 봉은사 주지 태고 보우스님(1515∼1565)이 유생들의 상소로 제주에 유배당하고 마침내 당시 제주목사 변협에 의해 참형, 순교했던 연고를 되새기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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