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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영화 '동주' 강하늘 & 박정민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왼쪽부터) 강하늘, 박정민

(왼쪽부터) 강하늘, 박정민

-실존 인물을 연기했는데, 각자 어떻게 자신의 역할을 해석했나.

강하늘(이하 강) “‘윤동주는 이런 사람이다’ 하고 확고한 결론을 내리고 시작하진 않았다. 단지 시를 사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인생에서 그냥 흘려보낼 수도 있는 1분 1분을 시로 만들 수 있는 사람. 그는 거창한 것을 시로 쓰지 않았다. 지금 앉아 있는 의자에 대해, 흘러가는 바람에 대해 썼다.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고 그것이 많은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한다.”

박정민(이하 박) “대사에 나오는데, 송몽규는 불나방 같은 사람이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면 싸우고야 마는 사람. 동물적이고 행동주의적인 면모가 있는데 그게 윤동주한테 영향을 끼쳤고, 그로 인해 모두가 비극으로 치닫게 된다. 정말 멋있지만 가엾다. 시 쓰는 데도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 영화에는 안 나오지만 그가 쓴 ‘하늘과 더부러’라는 시를 따로 적어서 품고 다녔다.”

“‘하늘과 더부러’라서 저하고 하고 있다. 하하.”

-영화에서 윤동주와 송몽규의 관계가 무척 중요한 것 같다.

“윤동주는 송몽규에게 시기와 열등감, 미안함을 느끼지만, 윤동주의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제일 소중한 사람이다.”

“송몽규는 윤동주가 우선인 사람이다. 윤동주가 시인으로 출세하고, 교육도 잘 받고 긍정적으로 살아야 자기 일도 편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브로맨스’까진 아니어도, 연인만큼 서로를 생각하는 것 같다(웃음).”

-두 배우 모두 전작에서 동세대 청춘을 연기해 왔다. ‘동주’의 청춘은 70~8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물’(2015, 이병헌 감독)이나 ‘쎄시봉’(2015, 김현석 감독)에서 다른 세대의 청춘을 연기했지만, 기본적으로 청춘은 어느 세대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스마트폰이 없을 뿐 청춘의 열정만은 똑같다.”

“그 시절을 고증하는 책의 문체가 고리타분해서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사실 30년 뒤에 2010년대를 돌이켜 보면 고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 않나. 지금 우리가 망나니이더라도(웃음). 감독님도 ‘동주’라는 이름에 눌리지 말고 명랑하고 유쾌하게 가길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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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은 기자. 사진=라희찬(STUDIO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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