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용자 급증한 광주송정역, SRT 개통 땐 혼잡 가중 우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광주송정역은 다음달 9일 SRT 개통에 따른 이용객 증가로 인해 더 혼잡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합실에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송정역은 다음달 9일 SRT 개통에 따른 이용객 증가로 인해 더 혼잡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합실에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회사원 이민석(33)씨는 광주송정역을 찾을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서울 출장차 일주일에 1~2차례씩 송정역을 이용하는데 역사 안팎에서 겪는 불편이 한 두가지가 아니어서다.

당초 하루 1만2876명 예측했으나
KTX 개통 후 이용자 3000명 더 몰려
SRT 개통시 1만7050명 이용 예상

우선 역사 밖 주차장에선 꽉 찬 차량들로 인해 빈 공간을 찾아 뱅뱅 돌기 일쑤다. 어렵게 주차를 마친 뒤 들어간 역 2층 화장실은 KTX 출발 시각에 맞춰 온 사람들로 붐빈다. 역 내 플랫폼 주변에도 기차를 타려는 승객들이 넘쳐나 앉을 의자 조차 없을 때가 많다. 이씨는 “수서발 고속열차(SRT)가 개통되면 편리한 점도 있겠지만 송정역 이용객 증가로 인한 불편도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수서발 SRT 개통을 앞두고 송정역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고속열차 운행 편수가 늘어나 이용객들의 편의를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향후 송정역 안팎이 더욱 혼잡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광주광역시와 SRT 운영사인 SR㈜에 따르면 다음달 9일 SRT가 개통한다. SRT는 서울 용산에서 출발하는 코레일의 KTX와는 달리 서울 수서에서 호남선과 경부선을 운행하는 고속열차다.

호남선에는 SRT가 하행 20편, 상행 20편 등 하루 40편이 운행될 예정이다. 현재 하루 48편(왕복)인 KTX는 46편 운행된다. SRT 개통에 따라 전체 호남선 고속열차 운행 편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SRT는 KTX에 비해 10% 가량 요금이 싸다. 수서~광주송정 구간이 4만700원이어서 용산~광주송정 구간 KTX(4만6800원)에 비해 6100원 저렴하다. 용산을 오가는 KTX와 달리 출발·도착지가 수서여서 목적지에 따라 KTX나 SRT 중 골라탈 수 있는 편리함도 있다.

하지만 현재도 포화상태인 송정역에 승객이 더 늘어날 경우 이용객들의 불편도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현재 하루 평균 1만5864명인 송정역 이용객이 SRT가 개통되면 1만705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역 2층 매표소 주변 사무실·숙직실 등을 4층으로 이전하고 대합실을 390㎡ 늘리기도 했다.

앞서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은 지난해 4월 송정역 신축 당시 예상했던 하루 평균 1만2876명보다 3000명 이상 이용객이 더 몰리자 화장실을 추가로 설치했다.

하지만 제한된 공간 탓에 역 내부가 아닌 1층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 아래에 화장실을 설치해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 주차면수(390대)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10면 규모의 주차장을 추가로 조성하고 있다.

광주시도 SRT 개통에 따른 송정역 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도보로 역사에서 10분 이내 거리의 주차장을 활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현재 역 뒤편에 조성 중인 주차장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또 송정역 이용객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역 내에 버스안내정보시스템(BIT)을 설치키로 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현재 송정역의 이용객 1인당 사용 면적은 철도설계기준에 적합한 수준”이라며 “SRT 개통까지 고려해 대합실 확장 공사를 했으며, 추가 확장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