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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FA 100억 시대 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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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최형우(33·사진)가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몸값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 떠나 내년부터 KIA 유니폼
계약금 40억, 연봉 15억 4년 계약

KIA는 최형우와 4년 총액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에 계약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로써 최형우는 1999년 프로야구에 FA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으로 계약 총액 100억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이전 FA 최고 계약액은 지난해 말 삼성에서 NC로 이적한 박석민(31)의 96억원(4년)이었다.

최근 4년 동안 FA 최고액 기록이 계속 경신됐다. 2014년 강민호(롯데·4년 75억원), 2015년 윤석민(KIA·4년 90억원)에 이어 박석민·최형우가 차례로 최고 계약에 성공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최형우는 “120억원 시대를 열어보고 싶다”고 큰소리쳤다. 그리고 타율(0.376)·타점(144개)·최다안타(195개) 등 타격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스탯티즈 기준)은 7.96으로 프로야구 전체 선수를 통틀어 1위였다. 최형우의 별명은 ‘금강불괴(金剛不壞·절대 깨지지 않는 존재)’다. 2008년 신인왕에 오른 그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10경기 이상을 뛰었다. 2014년부터는 3년 연속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했다.

지난 2002년 최형우는 포수로 삼성에 입단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채 2005년 방출됐다. 경찰 야구단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그는 2007년 퓨처스(2군)리그 북부리그 타격 7관왕에 올랐다. 그를 탐내는 구단이 많았지만 그는 “실패한 곳에서 다시 도전하고 싶다”며 삼성으로 돌아갔고, 9년 후 ‘100억원 시대’를 여는 주인공이 됐다.

KIA와 계약하기 전 최형우는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지난 17일 미국 메이저리그가 그의 신분을 조회하는 공문을 보냈고, 일본 진출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최형우는 KIA를 선택했다. 그는 “KIA가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큰 감동을 받았다. 해외 팀과는 출전 기회 등의 조건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KIA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포기한 최형우에게 충분한 대우를 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앞서 KIA는 오른손 외야수 나지완(4년 40억원)을 잔류시켰다. 왼손 거포 최형우를 영입한데 이어 왼손 에이스 양현종(28)과도 FA 계약에 성공한다면 KIA는 우승도 바라볼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된다. 올 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던 KIA는 공격력에서 밀려 LG에 패했다.

올 겨울 FA 시장은 예상보다 잠잠했다. 지난 15일 김재호가 소속팀 두산과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했고, 21일 이원석은 두산에서 삼성으로 이적(4년 27억원)했다. 그러나 양현종·김광현(28·SK)·차우찬(29·삼성)·황재균(29·롯데)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은 계약을 미루고 있다.

이들은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어 국내 팀과의 협상을 미루고 있다. KIA와 최형우의 100억원 계약이 이들에게 가이드라인이 될 전망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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