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 비주류"주류, 독식 기도로 생존위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소속의원 서명과 이철승의원 징계 추진등으로 압력을 가중시켜온 두김씨의 주류가 드디어 6인위를 구성하자 신민당 비주류측은 크게 반발, 연합전선을 구체화하고 있다. 가뜩이나 두김씨의 구심력에 소속계파의원을 처참할이만큼 뜯겨 전전긍긍하던 비주류측은 「생사가 걸린 고비」에 봉착해 이제 더이상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착잡한 분위기다.
비주류측은 두김씨의 계속된 강압공세는 「당권장악」을 위한 것 이라고 최근의 당내분 사태를 규정하고 있다. 다시말해 김영삼씨의 무혈입성을 향한 당내정비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즉 두김씨는 서로 다른 속셈으로 당을 「자기화」 하기위해 비주류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류측이 때아닌 평지풍파를 일으켜 비주류를 사쿠라로 몰아붙이는 선명경쟁을 유발하고 있는 것은 두김씨이외 세력의 존립기반을 부정하고자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개헌정국을 전후한 당내외의 특분독식을 노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위기감에도 불구하고 24일 1차적으로 모색된 반김세력연합전선 형성은 비주류의 십인십색탓인지 이철승의원계와 정풍파의원 일부등 겨우 6명만 참석해 사실상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비주류와 중도의 다양한 계보는 크게 두가지로 나눠볼수있다. 첫째는 4O대 기수론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숙명적인 반김세력인 이철승의원계와 「양김의 허상」 을 무모하다시피 외치고있는 정풍파, 둘째는 당권도전 의사를 내심품고있는 김재광·이기택의원계등이다.
따라서 이들의 행태는 자연히 서로 다를수 밖에 없는 입장이며 게다가 의원 상호간에 깔려있는 감정적 앙금까지 겹쳐 반김세력의 연합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고 보여진다.
더구나 비주류측 주장처럼 이번 싸움이 공천권 행사등 당내 지분확대를 노린 것이라면 무혈입성을 보장해주는 대가의 정도에 따라 언제든지 주·비주류간에 타협도 가능하기 때문에 반김이란 하나의 목표로 비주류 전체가 단합하기는 어렵다는 측면도있다.
그러나 주류측이 응분의 생존권보장을 거부하고 일전불사로 계속 나오면 비주류로서도 사활이 걸린 싸움으로 맞설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될 경우 반김세력의 연합과 분당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고 볼수 있다. 비주류의 상당수 의원들은 두김씨가 정권을 장악할 경우 공천탈락등 현실적인 위기감을 갖고있기 때문에 「정치생명」을 위해 한사코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처지기 때문이다.
○…이철승의원계는 지난17일 정무회의와 23일의 의원총회에서 징계는 불법이고 두김씨가 직접나와 얘기하라고 일장연설을 하고 퇴장한 후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제명강행에 대비해 실력대응 부사등 여러통로를 통한「위협」으로 주류측의 공세에 대응하는 한견 타협 가능성도 은근히 시사하는 두길작전.
다시말해 먼저 물리력을 동원했다가는 또 각목대회를 꾸민다고 주류측에 분당의 명분을 제공한다고 보고 이런 유도작전에 말려들지 않으려 애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반김연합세력 형성을 통해 주류측의 선명돌풍에 맞서자는것.
최근 두김씨의 행태를 몰아치면서도 『김대중씨도 분당이 쉽지않다는 것을 잘알고 있을텐데 왜이러는지 모르겠다』 고 두김씨의 진의파악에 부심하고 있다.
주류측이 자신의 징계문제에 변죽만 울리면서 어느쪽도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는「속셈 이 드러나면 협상의 길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
그러나 이의원의 가장 큰문제는 그의 이미지와 내각책임제 주장. 신도환의원같은 이만해도 『이의원이 그의 내각제 주장을 자꾸 비주류 전체의견으로 만들려고 하는데 그렇게되면 나부터도 협조하지 않겠다』 고 분명히 주장하고있다. 때문에 이의원 중심의 비주류 연합에는 난점이있는 셈이다.
이에비해 박한상·이택돈·이택희의원등은 이충환·정헌왕·정해영·김원만씨등 구야권 정치인들과 이의원계와의 제휴등을 통해 이민우총재를 중심으로한 반김전선 구축에 한층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이총재를 추대해 그를 중심으로 뭔가를 엮어낼 생각인데 일부에서는 곧 따로 사무실을 차리고 본격활동을 개시할 것으로 추측하고있다. 이들 세력과 이철승의원측 사이에는 꾸준히 제휴추진 노력이 막후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소문도있다.
한편 이기택계는 주류측의 분당논이 무혈입성을 보장받기위한 「위협용」 이상의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으면서도 막상 분당 등 최악의 사태도 가정하고 당내문제에 일체 입을 봉한 채 사태를 정관중.
그러나 의원서명을 전후해 계파의원들의 동요등 직·간접적으로 전해져왔던 계보해체의 압력도 느끼고 있어 진퇴유곡의 형편이라는 심정일것 같다.
따라서 6인위 구성에도『계파간 의견조정기구라면…』이라면서 아직 이렇다할 언급 없이 사태의 추이만 관망한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6인위의 활동을 통해 만약 두김씨 이외 세력거부로 그 참뜻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어떤 식으로든 반응하지 않을수 없는 입장이며 「개현노선엔 선명, 계파정치엔 중도」 라는 어정쩡한 자기규정 때문에 그 위치설정은 더욱 골머리를 앓아야할 형편이다.
김재광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김의원은 『당권싸움의 범벅탕에 굳이 말려들고 싶지않다』 고 계속 사태를 관망한다는 태도.
김의원계는 특히 두김씨의 틈새에서 동교동의「의도된반란표」 를 기대하며 만약 총재 경선만 이루어진다면 한번나서 볼만도 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이에따라 반김전선에의 가담을 애써 자제하면서 이미지 관리를 하는 한편 총재 경선의 가능성을 점치느라 부산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