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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청와대, 성형 크림 구입” 보도에 靑 “상처 부위 마취용” 해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청와대가 얼굴 성형에 쓰이는 국소 마취용 크림을 구입했다는 보도에 대해 “상처났을 때 그 부위만 마취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상한 의도를 갖고 보도를 냈는데 주사 맞을 때 덜 아프라고 발라주는 것과 같은 제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동아일보는 이날 “청와대가 2014년 6월 보톡스나 필러, 레이저 시술을 하기 전에 사용되는 엠라5%크림(개당 5g) 5개를 구입했다”면서 “이 크림은 대다수 성형외과에서 성형 시술에 사용하는 것으로 주삿바늘, 레이저 시술로 발생하는 통증을 막기 위해 얼굴 전면에 바르는 제품”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 대변인은 “청와대가 구입한 의약품과 관련해 설명했는데도 이를 반영하지 않고 언론이 하고 싶은 의혹만 제기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는 의무실장 명의로 A4 3장 분량의 참고자료를 내고 약품 관련 의혹을 적극 해명했다.

청와대는 먼저 비아그라, 팔팔정 구매와 관련해서는 "2015년 4월 남미 순방 때 황열과 고산병 우려에 대한 주치의 자문에 따라 처방을 권고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처방의 적절성에 논란이 있는 것도 알고 있지만 교과서와 문헌에서 고산병 예방과 치료를 위해 제시하고 있는 4가지 약품에 포함된 처방"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2015년 4월 콜롬비아 보고타 지역 방문 당시 휴대용 산소와 다이아막스 등 약품을 준비했지만 고산 증상을 호소하는 수행원이 많아 추가 대책을 고민한 끝에 비아그라를 준비했다는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또 국소마취제로 사용되는 '리도카인' 을 미용 시술에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저희 의무실에서는 피부 미용 시술을 할 수도 없고 능력도 없다"며 "리도카인은 열상 등 외상 처치 시 통증 감소를 위한 국소 마취용"이라고 일축했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제2의 프로포폴’로 알려진 에토미데이트와 관련해선 삽관을 위한 호흡 억제나 혈역학적, 뇌압 안정성 면에서 우수하고 작용시간과 지속시간이 짧아 선택한 진정제라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에서 '수술용 의약품'이라며 의혹을 제기한 보스민액, 니트로주사 등에 대해서도 "청와대에는 수술을 할 여건이 안되기 때문에 이들 약품은 지혈 등 응급 처치에 사용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의무실 참고자료 전문

최근 청와대 의약품 구매 목록이 공개됨에 따라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어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린 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청와대 의무실은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실 등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의약품 구입 또한 다수의 직원들에게 필요한 의료 지원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말씀드립니다.
청와대 의무실의 관리 책임자이자 의사로서 제기된 몇 가지 의혹에 대해 해명과 소견을 설명드리고 국민 여러분의 양해와 이해를 당부드리고자 합니다.

1. 비아그라, 팔팔정 구매 관련 사항입니다.
 청와대 의무실에서는 해외 순방 행사 시 대통령님과 수행원들의 원활한 국정 수행을 보좌하고자 사전 방문 지역의 의료정보를 분석하여 우려 질환에 대해 대응책을 강구하여 대비하고 있습니다. 2015년 4월 남미 순방 시 황열과 고산병에 대한 우려로 주치의를 통해 자문을 요청한 바 있으며 당시 고산병 예방 및 치료를 위해 권고받은 처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Acetazolamide(다이아막스정, 아세타졸정) 125mg 12시간마다 경구 복용(도착 하루 전부터 도착 후 2~3일간)
 2) Sildenafil(비아그라정, 팔팔정) 50mg 8시간마다 경구 복용(도착일부터 3~5일간)
 위 처방의 적절성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많은 교과서와 문헌에서 고산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제시하고 있는 4가지 약품(Acetazolamide, Dexamethasone, Sildenafil, Nifedipine)에 포함된 처방이었습니다.
 2015년 4월 방문한 콜롬비아 보고타 지역은 해발 고도 2625m로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예방적 다이아막스 복용의 적응 고도였으나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큰 고지대는 아니라 판단하여 휴대용 산소와 다이아막스, 덱사메타손 등 3종을 고산병 예방을 위해 준비하였습니다. 하지만 예상 외로 고산 증상을 호소하는 수행원이 많아 향후 고산 지대 행사에 대한 추가 대책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2016년 3월 해발고도 2200m의 멕시코 순방과 5월 해발고도 2400m의 에티오피아 순방을 대비하고자 주치의 처방을 받아 2015년 12월 Sildenafil 성분인 비아그라정과 팔팔정을 구매하였고 위 3종에 추가하여 준비하였습니다.
 의학적 통념과는 달리 멕시코시티는 우려되는 고지대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산 증상을 호소하는 수행원들이 꽤 발생하였기에 에티오피아 순방 시에는 청와대 수행원들을 대상으로 다이아막스정을 자문받은 처방대로 일괄 지급하였으며, 비아그라정과 팔팔정을 포장하여 병원 또는 저지대 이송 전단계의 고산병 환자 발생에 대응하고자 하였습니다.
 많은 언론과 전문의료인들께서 제시해주신 바와 같이 고산병 예방의 일차 선택 약제는 다이아막스정이 맞습니다. 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야하는 의료진으로서 다이아막스 외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제의 구비가 필요하였습니다. Sildenafil 성분의 비아그라정과 팔팔정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다거나 효과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해주신 분들께는 겸허하고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여전히 Sildenafil 성분의 약은 발기부전치료제임과 동시에 그 혈관확장 효과로 적정 용량으로 지속적으로 사용했을 때 고도뇌부종이나 폐부종 등 중등도의 고산병 치료와 예방을 위한 선택 약제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비아그라정과 팔팔정으로 나누어 구매한 이유는 오리지널 제품인 비아그라정으로 구매를 추진하였으나 가격이 너무 비싸 상대적으로 저렴한 동일한 성분의 제네릭 제품인 팔팔정을 구매하게 된 것입니다.
 구매량의 산정은 1회 1정 하루 3회 기준으로 3~5일간 복용이므로 1인 9~15정 소요로 판단하여 30~40명의 환자 발생에 대비하고자 하였습니다.

2. 에토미데이트프리로주 구매 관련 사항입니다.
 외상이나 기도 내 이물질, 중추신경계 질환 등에 의한 호흡장애나 기도 폐색,  심정지 등 응급상황 발생으로 자발 호흡이 제한될 때 기도를 유지하고 인공 호흡을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법으로 입이나 코를 통하여 기관으로 관을 삽입하는 것을 기관삽관술이라 합니다.
 기관삽관술은 의식이 있는 환자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운 시술이며, 뇌압의 상승이나 혈역학적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어 보다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기관삽관술의 시행을 위해 의식을 저하시키고 완전히 이완된 상태로 유도하여 신속히 삽관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신속 연속기관내삽관술(Rapid Sequence Intubation)이라 합니다.
 신속 연속기관내삽관을 위해서는 진정제와 근이완제 등의 약물 요법이 필요하며 환자의 상태와 여건, 의료진의 선호에 따라 그 약제의 선택은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청와대 의무실에서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응급 상황에 신속히 처치할 수 있도록 응급 약품을 상황별 세트화시켜 휴대하고 보관하고 있으며 신속 연속기관삽관술을 위해 선택한 진정제가 호흡 억제나 혈역학적, 뇌압 안정성 면에서 우수하고 작용시간과 지속시간이 짧은 에토미데이트입니다.
 구매 관련 사항입니다.
 청와대 의무실에서 판단한 필수 보유량은 응급카트, 수행가방, 응급가방, 운송수단 탑재용 등 13개로 20개를 구매하여 13개를 비치하고 7개를 예비로 보관하였습니다.
 2013년 9월 20개를 구매하였으며, 15년 2월 유효기간이 도래되어,
 2014년 11월 20개를 구매하여 교체하였고, 16년 3월 유효기간이 도래되어,
 2015년 11월 10개를 구매하여 일부 교체하였습니다.
 다행히 실제 사용이 필요한 응급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기에 사용량은 없었습니다.

3. 리도카인 구매 관련 사항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리도카인은 대표적인 국소마취제입니다. 몇몇 언론에서 제기하신 피부 미용 시술에 더 자주 사용된다는 말씀은 죄송스럽지만 제 소견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우며, 저희 의무실에서는 피부 미용 시술을 할 수도 없고 능력도 없습니다.
 청와대 의무실의 진료 대상은 청와대 경호실, 비서실, 안보실 직원들 뿐만 아니라 경내에서 근무하는 경찰, 군까지 다양하고 적지 않은 인원입니다.
 특히 경호실 직원과 경찰, 군 인원들은 외상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리도카인의 사용은 열상 등 외상 처치 시 통증 감소를 위한 국소 마취용이었습니다.

4. 엠라5%크림 구매 관련 사항입니다.
 언론에서 말씀해주신 바와 같이 엠라크림은 피부에 바르는 국소마취제입니다. 다만 피부과와 성형외과 시술에 주로 쓰이고 다른 용도로는 잘 쓰이지 않는 약품은 아닙니다.
 엠라크림은 주사바늘 삽입시 또는 표재성 외과적 처치 시 피부의 표면 마취를 위해 사용되는 약물로 간편하게 바르는 방법으로 효과가 아주 강하진 않지만 짧은 시간 통증 완화를 도모할 수 있는 약제입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저희 의무실은 피부과나 성형외과 시술을 할 수 없습니다.

5. 보스민액, 니트로주사, 아데노코주사, 염산도파민 등 구매 관련 사항입니다.
 언론에서 수술용 의약품으로 의혹을 제기해주신 상기 약들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청와대 의무실은 수술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지 않기에 수술이 필요할 경우 외부 병원으로 이송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보스민액은 기관지 천식 발작의 완화와 국소 부위의 출혈(외상, 코, 입, 인후두 점막의 출혈) 시 사용하는 지혈제입니다. 많은 의료인 분들은 응급실에서 코피 환자나 구강 내 열상이 발생했을 때 등 국소적인 출혈 시 지혈을 돕기 위해 보스민액을 거즈에 적셔 패킹하는 형태로 흔히 사용해보셨을 겁니다. 수술 시 지혈을 막는데 주로 사용하는 약물이라는 말씀은 오해의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니트로주사는 수술 전후의 혈압조절을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겠지만 많이 알려져 있기는 급성 심근 경색이나 협심증 등 응급상황 시 혈관확장제로 사용하는 선택 약제입니다. 협심증 시 혀 밑 또는 구강 내에 녹여 복용하는 응급 약제인 니트로글리세린설하정의 주사제로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에토미데이트와 마찬가지로 만약의 응급상황에 대비한 약물로 구매한 것입니다.
 아데노코 주사 역시 발작성 심실상성 빈맥 시 심장 박동을 정상적인 동율동으로 신속히 전환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응급 약물인 아데노신 주사로 이를 수술 중 사용하는 약물로 정의하시는 것은 무리한 오해가 우려됩니다.
 염산도파민 주사도 응급 상황을 대비한 약물로 다양한 원인의 쇼크 시 혈압을 올리기 위한 승압제로 같은 이유로 보유한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청와대 의무실은 수술실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청와대 내에서 수술은 불가능합니다.

 하나의 약물도 다양한 적응증이 있고 의료진의 경험과 선호가 다르기에 그만큼 다양한 견해를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도 의사로서 양심과 소신에 따라 필요한 의료적 판단을 하고 있으며, 청와대 의약품도 그런 판단에 따라 구입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 청와대 의무실장 -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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