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 세척과정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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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과 인천에서 잇달아 발생한 I회사 음료수의 수산화나트륨(양잿물)검출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17일 이 음료수를 만드는 충북 청원군 공장의 빈병을 세척하는 5개 공정중 4개 공정에서 양잿물을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밝혀내고 현지에서 이 양잿물을 수거, 제조과정에서의 양잿물 잔류가능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수거한 양잿물과 서울·인천에서 김모씨(47)와 강모씨(31)가 마시고 통증을 느낀 음료수에서 검출된 양잿물이 성분이 일치하는지의 여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 의뢰했다.
한편 경찰은 I회사측이 사건직후 인천에서 독극물 피해를 우려한 소매상들의 요청에 따라 이물질이 검출된 음료수와 같은 날(3월2일)제품을 모두 수거해갔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회사는 녹 등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4차례에 걸쳐 0·8∼1·5%의 양잿물이 섞인 물에 빈병을 씻어내고 있으며 마지막 제5단계에서 병을 거꾸로 세워 맑은 물을 11차례 분사시켜 헹군 뒤 음료구입공정으로 내보낸다는 것.
경찰관계자는 『병마개가 이상이 없었던 점등으로 미루어 유통과정에서 누군가 양잿물을 고의로 넣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히고 『피해자중 강씨가 마신 음료수 병바닥에 병을 흔들어도 떨어지지 않고 성냥개비가 달라 붙어있던 점등으로 보아 세척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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