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국민투표에 부정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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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클라크」부차관보는 5일 저녁 「램버슨」 주한미부대사관저에서 신민당의 이기택부총재, 박찬종·박관용·정재문의원과 3시간여에 걸친 만찬모임을 갖고 국내정치전반에 관해 의견을 교환.
「클라크」부차관보는 『큰문제에 봉착했을때는 작은 일, 혹은 우선 합의하기 쉬운 일부터 해야한다』며 『그런데 한국인들은 어째서 큰일에만 매달리고 작은 일은 무시하느냐』 고 시국수습을 위한 여야정치인의 대화노력을 강조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언.
박관용의원은 『한국은 오랫동안 정보정치하에 있었기에 말을 잘못하면 사꾸라논쟁에 걸려든다』며 한국정치에서의 대화의 어려움을 토로한뒤 『전두환대통령이 민주화의지가 있다면 왜 김영삼고문도 만나지 않느냐』 고 지적.
이에대해 「클라크」부차관보는 『실세회담을 우리보고 주선하라는 것이냐』 고 농담으로 받은뒤 『이 문제는 전대통령이 결정할 사항이지 미국이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고 답변.
박찬종의원은 『구속자 숫자가 증가하는등 민정당의 민주화의지가 의심스러운데 미국은 민정당이 민주화의지가 있다고 보느냐』고 물었는데 「클라크」 부차관보는 『「던롭」참사관이 내게 준 보고서에도 그렇게 되어있지만 솔직이 말해 우리는 민정당에 대해 잘 모르겠다』 고 말했다는 것.
이부총재가 『지난번 「시거」 발언에 대해 많은 한국민이 호감을 가졌었고 「슐츠」 장관의 방한과 관련해 민주화조치를 기대하고 있는데 당신의 얘기는 이와 거리가 먼것 같다』 고 말하자 「클라크」 부차관보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고 했고 배석했던 「던롭」참사관은 『미대사관은 지난 2년간 김대중씨의 사면·복권을 한국정부측에 권유했지만 결국 실현되지않았다』며 『이것만 봐도 미국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는것 아니냐』 고 거들었다고.
「클라크」부차관보와 「던롭」참사관은 신민당이 제의한 선택적국민투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으며 「던롭」 참사관은 『과정이 복잡하고 여러가지 페단도 있으며꼭 이긴다는 보장도 없는 것을 하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고 말했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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