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최태민 관계 언급한 JP 인터뷰는 왜곡·과장된 것"···JP측 법적 대응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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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전 총리. [중앙포토]

김종필 전 총리. [중앙포토]

김종필 전 국무총리(JP)가 14일 비선 실세의 중심 인물 최순실씨의 부친인 고 최태민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인연을 기사화한 시사저널의 보도에 대해 '왜곡 과장보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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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총리 측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에서 "시사저널의 경영진이 며칠 전 고향 선배라고 찾아와 시중에서 나도는 이야기를 농담 삼아 주고받았다"며 "이를 몰래 녹음까지 해서 왜곡·과장해 비열한 기사를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김 전 총리 측은 "어처구니 없는 내용"이라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했다.

시사저널과 인터뷰에서 박근혜-최태민 인연 증언
"최태민하고 방에 들어가 나오지도 않았다"
박정희 지시 받아 김재규가 최태민 조사하려 하자
'영애 박근혜' 울고불고 난리 피울 정도로 감싸
"육영수 여사 이미지는 포장된 것" 주장도

이날 시사저널은 김 전 총리와 지난 3일 청구동 자택에서 인터뷰를 했다며 그 내용을 보도했다.

김 전 총리는 박 대통령의 사촌 형부다. 박 대통령 일가에 대해 김 전 총리 만큼 잘 아는 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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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1970년대 '영애(令愛)' 시절의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씨의 관계를 보여주는 일화를 들려줬다.

김 전 총리가 기억하는 최씨의 첫 모습은 '거지' 같았다고 한다.

"극빈자 행색으로 처음 '근혜'를 만났는데 '근혜'는 연민의 정이 좀 생겼지. 그게 밀착한 원인이 되어 가지고… 최면술 했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근혜'는 그가 말하는 대로, 시키는 대로 (하면서) 무슨 짓을 하고 이끌어 가는지 몰랐지."

최씨에 대한 김 전 총리의 말이다.

김 전 총리는 "그놈(최태민)하고 친해가지고 자기 방에 들어가면 밖에 나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아침부터 깜깜할 때까지 뭔 얘기를 하고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지만 들어앉았으니 그렇지(별의별 소문이 돈다). 오죽하면 박정희 대통령이 정보부장 김재규에게 '그 최태민이란 놈 조사 좀 해 봐. 뭐하는 놈인지' 그랬을까"라고 회상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김재규 부장이 조사를 하려 하자 박 대통령이 난리를 피웠다고도 했다. 김 전 총리는 "'근혜'는 '맘대로 해보라'며 고함을 지르고 야단을 쳤다. 아버지한테 찾아가서 울고불고 난리를 부렸다"며 "그랬던 사람이 지금 대통령이다. 우습지 뭔가"라고 말했다.

한때 증권가의 정보지(찌라시)를 통해 떠돌았던 박 대통령의 사생아 출산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루머는 김 전 총리가 과거 박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려 하자 '최태민의 애가 있으면서 무슨 정치를 하려고 하냐'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김 전 총리는 이에 대해 "그런 얘기를 내가 할 턱이 있나. 사실도 아니다. (당시 최태민은) 늙어서 애를 못 만든다. 활동할 때 이미 70세가 넘었으니 불가능하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하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김 전 총리는 박 대통령이 고집이 무척 세다고 했다. 그는 "하야? 죽어도 안 해. 그 고집을 꺾을 사람 하나도 없어"라고 말했다. "옛날부터 저희 아버지 어머니 말도 안 들었다"고 했다.

그는 "5000만 국민이 달려들어서 내려오라고 해도 거기 앉아 있을 게다. 고집부리면 누구도 손댈 수가 없다"며 "그 엄청난 고집을 자기 아버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았다"고 말했다.

고 육영수 여사의 '자애로운 국모' 이미지가 포장된 것이라며 알려지지 않았던 일화도 소개했다.

김 전 총리가 미국 보병학교로 유학 갔을 때 박 대통령의 조카이기도 한 아내 박영옥 여사가 딸을 낳았다.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쌀이 떨어지고 끼니를 굶자 이를 보다 못한 김 전 총리의 부하가 쌀을 가져다 줬다는 일화다.

당시 박 여사와 함께 기거했던 육 여사는 밥을 먹었느냐는 안부도 묻지 않았다고 했다.

"저쪽에선 숟가락, 밥그릇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오죽하면 내가 미국에서 돌아와서 난리를 폈다. 남도 아닌 당신네 조카딸 아니냐고. 자기는 밥 먹는 소리 내면서 애 낳고 굶고 있는 산모한테 그럴 수 있냐고 막말을 했다"고 김 전 총리는 말했다.

그는 "(육 여사는) 남에 대한 배려가 없다. (자애로운 이미지) 그거 대통령 부인이라는 이름에 맞게 행동하는 것처럼 꾸민 것"이라고 했다.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 김 전 총리는 "박 대통령이 그만둬야 풀린다"라고 했다. 그러나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는 "누가 뭐라고 해도 고집스러운 성격에다… 더 나쁜 것은 저 위엔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한마디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했다.

한편 해당 기사를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시사저널은 김 전 총리 측의 입장에 대해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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